'국민 냉방권 보장' 공감…우차관 "이렇게 싸게 공급하는곳 없다"

[the300]한전, 산업용이 싸지만 생산원가 보다 비싸다는 점 강조

최경민 기자 | 입력 : 2016.08.24 17:09

국회에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를 다시 한 번 강하게 주문했다. 한시적으로 내놓은 50kWh 완화 대책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혜택이 적다고 지적하며 '하절기 바우처'의 필요성 등을 제시했고, 정부는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전력은 원가를 고려했을 때 산업용 보다 오히려 주택용의 판매단가가 더 싸다고 강조했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통상·에너지 소위를 열고 누진제와 관련한 집중 논의를 했다. 소위원장인 홍익표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의 이철우·정우택·정유섭·김기선, 더불어민주당의 이훈·어기구·권칠승, 국민의당의 김수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우태희 산업부 제2차관,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도 국회를 찾았다.

국회의원과 정부측 인사들은 누진제 완화에 대해서는 공감을 했다. 홍익표 의원은 "한여름 반짝하는 대응이 아닌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전반적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우태희 차관은 "특정대안을 예단해 검토하기 보다는 누진제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을 분석하고 해외사례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환익 사장은 "국민의 냉방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더위가 하루이틀 지속되는 게 아니고, 내년에도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기에 누진제 무서워서 냉방을 못하는 상황을 편하게 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대응 미흡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홍 의원은 "가정용의 경우 1979년 전력량 한도에서 아무런 변화없이 12단계를 6단계로 줄이기만 했다"며 "약 35년이 지나 국민 생활수준이 향상된 것을 전혀 고려를 안 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 차관에게 "냉방 기본권 차원에서 하절기 바우처를 검토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고 우 차관은 "검토를 하겠다. 중복이 안 되는 범위 내에서 필요성을 봐서 결정하겠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훈 의원은 정부의 올여름 한시적인 50kWh 완화 문제를 꼬집었다. 지나치게 국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적다는 것이다. 100kWh가 아니라 50kWh 수준으로 지원이 그친 이유를 추궁했고 정부측은 한국전력이 쓸 수 있는 재원이 4200억원 정도였기에 여기에 맞춘 기준이라고 답했다. 지난에 지원금(1400억원)의 3배 수준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전력은 주택용 전기요금이 비싸게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h당 적용단가는 주택용 123원, 산업용 107원으로 산업용이 더 싸지만, 주택용은 생산원가 보다 싸게 공급하고 있고 산업용은 생산원가보다 비싸게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용의 경우 집집마다 배선이 이어지기 때문에 배송비용을 따졌을 때 생산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 차관은 "누진배율이 11.7배나 되는 것은 1~2단계에서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공급하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싸게 전기를) 공급하는 나라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기업이 전기요금과 관련해 일반 국민보다 혜택을 보고 있다는 세간의 지적을 해명하기 위한 설명으로 풀이된다. 야권은 가정용 누진제 완화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산업용 요금의 인상을 통해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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