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사실상 물건너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이철성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인사 검증 작업을 담당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압박 공조에 나섰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위원들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지난 19일 안행위가 실시한 인사청문회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회에 청문요청서가 제출된 후 20일 이내에 심사 절차를 마쳐야 해 이날까지 청문보고서가 채택 후 제출돼야 한다.
야당 측 안행위원들은 이 후보자가 1993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당시 경찰 신분을 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대한 결격사유가 발생했다고 보고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음주운전을 하고 사고를 낸것도 모자라 경찰관 신분을 속인채 조사를 받아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고 넘어갔다"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수사자료 등 관련 서류는 일체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시간끌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한순간의 실수라 변명하며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14만 경찰 총수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의혹을 풀어줄 핵심 자료인 수사자료를 확인하기 전에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23년 전 거짓으로 사고를 은폐해 이 자리에 서게 된 후보자가 경찰총수로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결단하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 후보자에게 결격 사유가 드러난 것을 계기로 우병우 민정수석의 부실 인사검증 책임에도 날을 세웠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찰청장 임명을 강행할 경우 최근 우병우 수석 거취 문제를 비롯해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 등을 둘러싼 대여 공세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야당 안행위원들은 "이토록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는 후보자를 청와대는 이미 인지하고도 추천했다"며 "결격사유가 발견되어도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를 쓰겠다는 오만함이 그대로 반영된 인사"라고 비판했다.
안행위 국민의당 간사인 권은희 의원은 "'우병우표' 인사검증시스템 총체적 부실로 이철성 후보자의 이러한 결격사유들을 걸러내지 못하리라는 것은 이미 예견됐던 결과"라며 "우 수석은 이러한 부실 검증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면서 우 수석을 직접 겨냥했다.
한편 당초 23일 예정했던 경찰청장 취임식 일정도 연기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는 당초 22일 국회 청문 절차가 마무리된 후 23일경 청와대 임명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취임식을 계획했으나 국회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취임식 일정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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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6.8.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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