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정현 시대, '호남 입법' 현실로? "전화 켜두라"

[the300]국립보건의료대·지역차별금지 주력…전기료·예산안 등 정부와 호흡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6.08.10 14:50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과 화합의 보드에 글을 남기고 있다. 2016.8.10/뉴스1
이정현 신임 대표 당선으로 새누리당이 어떤 정책 색깔을 내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박근혜정부의 정책기조와 일치하는 현안 입법을 당 정책라인에 주문하는 한편 호남 차별 해소 등 자신의 고유 관심사도 당의 정책방향에 투영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당면한 정책과제 해결이 급하다. 전기료 누진제 개편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 논의도 시작됐다. 이 대표는 18, 19대 국회 연속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예산을 다뤄본 경험이 많다는 점은 예산과 각종 제도개선 논의에 장점으로 통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누진제 개편을 약속하기보다는 "현안을 파악하면(하고 나면) 구체적, 집중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이 대표의 관심사로는 국립보건의료대학과 그 부속병원 설치방안이 첫손에 꼽힌다. 이 대표는 지난달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비수도권의 군·읍 단위, 군부대와 같은 의료취약지에서 일할 전문 의료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학 입학생은 졸업 후 공공 보건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일하는 조건으로 수업료, 입학금 등을 전액 지원 받도록 했다.

19대국회 제출했던 같은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자 재도전했다. 자신을 포함, 공동발의자는 19대 국회 45명에서 이번엔 75명으로 늘어 국회 내 공감대도 확인했다. 여당 대표에 오른 데다, 호남에선 수십년간 제1당 지위를 가진 지금의 야권도 하지 못한 일을 새누리당에서 적극 추진한다면 명분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 법안은 설치 필요성과 지역 등 논란을 안고 있어 보건복지위 논의를 거쳐야 한다. 이 의원은 지역구인 전남 순천에 의대 유치를 공약했다. 법안 제출도 전남지역을 고려한 결과다. 이 대표가 공약을 이행한다면 국립보건의료대학을 신설해 유치할 수도, 순천대학교에 의대를 신설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중앙·지방정부 인사에 출신지역을 가려선 안 된다고 본다. 이 또한 '호남'과 연결된다. 그는 호남이 인사에서 차별 받아 왔으며 이를 고치겠다고 말해 왔다. 19대 국회이던 2014년엔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각각 개정안을 냈다. 공무원의 임명, 승진 및 보직 부여 시 출신지역을 우선하거나 차별할 수 없다는 근거를 명문화하는 내용이다. 당시 국회에서도 금지규정을 명확히 하려는 취지가 타당한 것으로 평가했지만 안전행정위 법안소위에 회부됐을 뿐 별다른 논의가 없어 폐기됐다.

이런 정책을 실현하자면 정부와 협조가 필수다.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난을 들고 국회로 찾아온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자신의 '일 욕심'을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 많은 사안은 정무수석을 귀찮게 하겠다"며 "(새벽) 한 두시에도 전화할 수 있다. 전화기는 밤새 켜 달라"고 말했고 김 수석도 "대통령께 직접 전화하셔도 된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이 대표는 18~20대국회에 걸쳐 지금까지 41개의 법안을 제출했다. 가결은 5개, 사실상 가결로 간주하는 대안반영폐기는 18개, 임기만료폐기는 17개다. '호남'과 '차별해소'를 제외하면 대개 소속 상임위 법안이다. 18대 국회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법제사법위를 거쳤다. 2014년 보궐선거로 입성한 19대 국회에선 산업통상자원위에서 활동했다. 

문방위 시절 방송법 개정안과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 등을 냈고 2008년 2월 10일 남대문이 화재로 소실된 이후엔 매년 2월10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정하자는 법안을 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08년엔 국회법,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패키지로 제출했다. 국회의원이 위원회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정부에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20대국회 전반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이다. 현재 국립보건의료대학 설치법 1건이 계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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