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터뷰]이춘석 남북특위 위원장 "남북관계 문제 70%는 남남문제"

[the300]"여·야·정 동의하는 통일 방향에 대한 '사회적·국민적 협약' 만들 것"

이춘석 국회 남북관계개선특별위원장. /사진=홍봉진 기자

 올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개성공단 전면 폐쇄와 대북제재 등으로 남북 관계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국회 '남북관계개선특별위원회'(남북특위)가 출범했다. 남북 간 물밑 접촉까지 차단된 시점에 특위의 존재 이유가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춘석 국회 남북관계개선특위 위원장은 지난 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갖고 정부와 차별화된 국회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남북관계 문제의 70%는 남남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여와 야의 갈등, 사회 구성원들의 진보냐 보수냐의 갈등을 우리 내부에서 극복하지 못하니까 남북 문제도 개선시키지 못하는 것"이라며 "남남갈등을 해소하는 것은 정부가 하기 쉽지 않은데 그 지점에서 국회의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개성공단 문제 등 현안은 특위에서 다루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여·야·정이 동의하는 통일 방향에 대한 '사회적 협약'을 결의안 형태로 본회의에 통과시키는 것을 특위의 첫번째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협약을 통해 정권 교체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되는 대북정책과 통일방향을 설정하겠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원내 협상을 담당해온 자신의 경험을 이러한 목표 달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9대 국회 원내수석부대표, 법사위 간사, 예결위 간사 등을 맡으며 특유의 합리적인 협상 능력을 평가받았다. 그는 "적어도 특위는 여야가 부딪치는 상임위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 통해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 특위가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북관계개선특위는 외교통일위원회와 어떻게 다른가.
▶특위는 남북관계 개선을 어떻게 시킬 것이냐 하는 TF(태스크포스)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래서 현안 문제를 쫓다 보면 상임위랑 차이가 없다. 현안은 상임위에게 맡기고 특위는 과제 중심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특위가 추구하는 방향은.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이다. 큰 틀에서 어떻게 통일 추진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시킬 것이냐 하는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특위에서 사드문제, 북한 비핵화문제, 개성공단 재개 문제를 다루면 여야가 같이 구성돼 있기 때문에 또 싸우게 된다. 그래서 첫번째 과제로 '과연 우리 국민들은 통일 정책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국민적·사회적 협약을 만들려고 한다.

-국민적·사회적 협약이 뭔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여·야·정과 사회단체가 동의하는 통일 정책의 큰 방향이다. 우리나라의 첫번째 통일 정책 협약은 1989년 노태우 정부에서 만든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다. 그리고 이걸 보완해 1994년 김영삼 정부에서 '민족공동체 (3단계) 통일방안'을 만들었다. 그 뒤로부터는 한 단계도 진전하지 못했다. 당시는 북한에 핵이 없었다. 지금은 북한 핵문제가 걸려있다.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점에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협약이 무슨 의미가 있나.
▶남북문제의 70%는 남남의 문제라고 본다. 남남의 문제가 해결되면 나머지 해결방안 찾아서 시행하는 것은 정부가 30%의 노력만으로 할 수 있다. 그래서 첫 번째 과제로 사회적·국민적 협약을 들고나오는 거다. 협약이 만들어지고 국회 결의안으로 제출되면 정부는 이행만 하면 된다. 결의안은 남남 갈등을 극복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대북정책은 정권 바뀌고 대통령 바뀌면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대북정책은 교육정책처럼 길게 보고 접근해야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회 특위에서 여야 간 합의를 통한 협약이 나온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누가 대통령이 돼도 기본적인 통일문제의 틀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협약을 여야 갈등 없이 도출해낼 수 있을까.
▶나는 운이 좋아 여야의 협상 창구를 많이 쥐어봤다. 원내수석도 했고, 법사위 간사도 3년이나 했고, 예결위 간사도 하고 여당과 항상 대화와 협상을 했왔기 때문에 합의점을 어떻게 도출하는 것이 좋겠나 하는 부분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 나는 법조인 출신이기 때문에 통일문제 전문가가 아니다. 어떤 선입견도 갖지 않고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본다.

-남북관계에서 협상이 있을 수 있나. 모 아니면 도 같은데.
▶현안을 보면 그렇다. 사드는 배치 하는 게 옳은가, 아닌가의 문제다. 중간 타협책이 없다. 배치는 하는데 레이더는 없고 이럴 순 없잖아. 하지만 통일 방안에 대해서는 여당 안, 야당 안이 있을 수 있고 각기 수용할 수 있는 안을 절충해 한발자국 나아갈 수 있다. 국가를 위해, 통일을 위하는 마음은 같은데 시각만 다를 뿐이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남북 당국 간 대화 창구가 막혀있는데 국회 차원의 접촉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남북이 통하려면 정부가 허가를 내줘야 하고 수리를 안 해주면 못 만난다. 그래서 남북관계는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있고 민간단체는 사실상 할 역할이 없다. 근데 이렇게 접근하면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 특위는 남남갈등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다. 이것에 대한 해결책이 나와야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본다.

얼마 전 조사에서 국민들 4명 중 3명은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현재 통일문제는 현안에 치여 뒷전이 돼있다. 내년 대선 정국에서 통일문제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다. 특위의 의견들이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에 반영되고, 공약으로 제시된다면 그게 여당 안이든 야당 안이든 그 자체로 성과가 된다고 생각한다.

-사드에 대한 입장은.
▶글로벌 시대에서 모든 국가는 자국 이익을 우선한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사드를 배치하는 게 국익에 부합할 거고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하는 게 국익에 이익이 될 거다. 그럼 우리 국익엔 뭐가 부합하나 봐야 하는데,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사드배치가 북핵 억제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데 국민이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군사안보적 이익과 경제적, 외교적 이익을 고려해 뭐가 이익인지 따져봐야 한다. 플러스보다 실이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보나.
▶나도 법률가인데 모든 해석이 가능하다. 이쪽 주장도 맞고 반대 논리 끌어오면 저쪽 주장도 맞다. 다만 사드로 인해 국민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회 비준절차를 활용하는 게 어떤가 싶다. 국회 비준을 받으면 그 자체로 갈등이 해소되고 박근혜정부와 여당에 출구를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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