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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결사의 자유가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리는 과정은 민주주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집회를 사회 불안 요소로 인식하고 이를 규제하는 방향의 입법이 이뤄졌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의 모법은 1962년 처음 제정됐다. 집회 48시간 전 신고의무를 뼈대로 한다.
1973년 이뤄진 1차 개정에서는 신고기간이 72시간으로 늘어나고 집회 금지 통보에 대한 이의신청 제도를 폐지하는 등 규제가 강화됐다. 집회에서 진행될 연설의 요지를 집회 신고서에 기재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는 경찰관이 옥외 집회 뿐만 아니라 모든 집회에 출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기도 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군사 독재가 끝나고 절차적 민주주의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며 집시법도 큰 폭으로 변경된다. 헌정사상 첫 여소야대 국회였던 13대 국회에서 추진한 5차 개정(1989년)에서 △이의신청제도 부활 △질서유지인 제도 도입 △야간 옥외 집회의 조건부 허용 △경찰관의 집회·시위 출입제한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5차 개정은 현행 집시법의 근간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국회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진정한 기본권으로서 더욱 신장시키기 위해 현행법중 추상적이거나 남용의 여지가 있는 여러 조항을 정비하여 집회·시위의 규제에 있어서 절차의 적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개정 이유를 제시했다.
민주화 이후의 개정은 주로 제3자의 생활권 보호가 명분으로 내세워졌다. 1999년 9차 개정에서 주거지역에서 집회를 개최할 경우 거주자의 시설보호 요청을 받아들여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된다거나 2004년 10차 개정에서 △학교 주변 집회·시위 제한 △주요도로 행진 금지 △확성기 사용 제한 조항 등이 대표적이다.
경찰청이 2014년 집회 소음 규제를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반지역의 소음기준은 기존 주간 80db 야간 70db 이하에서 각각 5db씩 낮추고 주거·학교지역의 소음기준은 주간 65db 야간 60db이하로 제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경찰 측의 규제 강화가 집회의 자유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과격·폭력 집회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 등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복면과 마스크를 한 일부 참가자들 때문에 집회가 과격·폭력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며 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복면금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야당 측에서 반대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지됐다. 더민주는 오히려 이번 4·13 총선에서 △10인 이하·확성기 미사용 집회시 신고 의무 면제 △집회 시위에 대한 경찰의 살수차 운영 극히 제한 등을 공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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