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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교육시설 해석…野 "어떤 법에도 없어" vs 政 "해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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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을 찾은 교육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날 이재정 경기교육감, 이청연 인천교육감, 장휘국 광주교육감,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누리과정 논의를 위해 국회를 찾았다. 2016.6.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회는 26일 세부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채 정부가 제출한 2016년도 추경안에 대한 심사에 본격 착수했다. 분위기로 보면 국회 처리를 낙관하기 어렵다. 앞서 여야 3당은 서별관회의 청문회에 잠정합의했지만 누리과정 예산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추경안 처리 등에 합의하지 못했다.
누리과정 예산 추경으로 쟁점이 되는 부분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정된 1조9000억원이다. 정부·여당은 추경에 포함된 지방재정교부금에 이미 누리과정 예산을 포함시켰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시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을 당겨쓰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으라고 압박 중이다. 누리과정 예산을 지자체에 부담시키는 구조가 아닌 별도 예산으로 책정하는 방안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어떤 돈?=누리과정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사업이다. 2014년까지 국고가 일부 투입됐지만 지난해부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원했다. 올해기준 143만명이 대상으로 소요 예산은 4조원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중앙정부가 지방 교육청에 하달하는 예산으로, 내국세의 20.27%에 해당된다. 당초 교육청 예산이었지만 2015년 정부는 시행령만 수정해 교부금으로 누리과정 예산에 쓸 것을 주문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정부가 내국세 비율을 손대지 않은 채 교부금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충당하라고 하면서 지방교육청의 부담이 커졌다는게 아댱의 주장이다. 추경에 편성된 1조9000억원의 교부금도 내년 시도교육청 예산을 당겨쓰는 돈이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지자체에 지방채 발행을 요구하면서 지방교육청은 지난해 6조원가량, 올해 4조1000억원가량 빚이 늘었다.
◇어린이집은 교육시설?=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부분은 '어린이집'을 보육시설로만 볼 것이냐, 교육시설로 확대할 수 있느냐다. 보육시설로만 보면 교육청이 지원할 근거가 없지만 교육시설로 보면 지원 근거가 생기기 때문이다.
야당은 어린이집을 보육시설로만 국한해 해석한다. 어떤 법령에서도 어린이집을 교육기관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어린이집에 대한 인허가 등 제반사항은 교육부가 아닌 보건복지부가 담당하고 있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기관의 성격을 규정하려면 법령에 입각해야 하는데, 어느 법에 어린이집이 교육기관으로 돼있느냐"는 질문에 "법령에 정확하게 표현돼있지는 않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비롯해 유아교육법과 영유아보육법에서 '교육과 보육을 포괄해 표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지난 5월 감사원 감사결과를 근거로 "교부금으로 누리과정 예산에 쓰도록 정한 시행령이 상위 법률에 위배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완수 감사원 사무총장은 당시 국회에 출석해 "(어린이집이 교육기관이라고) 명백히 한정한 규정은 없지만 (법령을) 종합해보면 교육과 보육은 서로 포섭하는 개념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유보통합 법령정비 할까?=교육부 소관인 유치원과 달리 어린이집은 보육시설로 규정돼 있어 누리과정 예산 문제의 불씨가 됐다. 유치원과 어린이집(보육시설)을 통합하는 이른바 '유보통합'이 거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보통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2013년 국무총리실 산하에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단을 설치하고 추진 중이다. 올해 말까지 결과물을 내놓기로 했다.
지금까지 유보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정부는 최근 유보통합의 핵심인 법령정비에 부정적으로 선회했다. 교육과 보육의 모호성을 이유로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이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면서 법령정비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차관은 21일 "한달전 올해 안에 유보통합 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김태년 의원의 질의에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이 차관은 6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올해는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유보통합의 마지막 해"라며 "관리부처 통합 등이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보통합을 추진중인 국무조정실 통합추진단 역시 5월 "당초 계획대로 올해 내 통합방안을 마련한 뒤 입법 등 관련 후속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선 "(입법) 계획이 없다. 상황을 봐야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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