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회담 조율중…'사드' 이후 북핵공조 '시험대'

[the300]윤병세, 사드배치 관련 협조·북핵 압박 공조 구할 듯…왕이 부장, 남중국해 中 입장 강조할 듯

윤병세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뉴시스
동남아국가연합(ASEAN) 관련 연례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라오스 비엔티안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기 위해 조율 중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사드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갈등을 겪고 있는 양국이 이날 회동에서 얼마나 이견을 좁히는지에 따라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의 유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날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윤 장관과 왕이 부장은 금명간 외교장관 회담을 갖기 위해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4시45분(현지시간)부터 1시간 동안 제6차 한-메콩 외교장관 회의를 가진 뒤 나머지 시간에 왕이 부장과 만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이 성사되면 지난 8일 한·미의 사드 한반도 배치 공식발표 이후 윤 장관과 왕이 부장의 첫 만남이 된다. 윤 장관은 중국측에 북핵 위협으로 인한 사드의 한반도 배치의 불가피성과 더불어 이번 결정이 중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단 점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 장관은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확고함을 재확인하는 한편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이행 등 중국의 지속적인 대북제재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북제재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우리 정부로서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중 양국 간 이견을 좁히고 향후 중국의 지속적인 대북압박 공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대북제재 실효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외교당국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앞서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계기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 여부가 주목됐으나 청와대는 출국 이전부터 한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부인했었다.


그러나 왕이 부장이 사드 배치와 관련 우리 정부의 설득에 수긍할지는 의문이다. 한중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평행선을 달려온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극적인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다만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 이후 한중 외교수장의 첫 공식 회동인 만큼 이번 회담에서 한중 간 의견조율 정도와 중국의 사드 관련 발언 수위가 향후 한중 관계 및 대북공조 이완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왕이 부장은 최근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중국 패소를 판결한 것과 관련해 우리측에 중국의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남중국해 당사국인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미국 등과 갈등이 예상되고 있어 우리측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라도 사드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최악의 충돌은 피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해온 우리 정부가 이번 계기에 한층 진일보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항해 및 상공 비행의 자유보장,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반복할 것이란 예상도 많다.


한편 윤 장관은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얀마 '민주화 영웅' 아웅산 수치 외교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기시다 일본 외무상 등 13개 국가 외교장관과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공식 일정으로는 한-메콩,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26일까지 연쇄적으로 진행된다. 


다만 ARF의 '꽃'으로 불리는 의장성명에서 '북핵 규탄' 내용이 담길 수 있을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ARF 의장성명은 27개 참가국 만장일치로 채택되는데다 친북 국가인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아 올해 의장성명 도출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북핵 문제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기조와 관련 문안 수위를 놓고 막판까지 남북 외교당국 간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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