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백서 "이한구 독단, 朴 민심이반이 원인"..갈등 점화?

[the300](종합)계파갈등 짚었지만 특정계파 지목 않아, 전당대회 불씨

지난 4·13 총선 당시 새누리당 참패 원인을 담은 '총선 백서'가 17일 공개됐다. 새누리당이 공개한 20대 총선 '국민백서'에서는 박근혜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독단, '봉숭아학당'이라 불리는 집단지도체제 등이 주요 패인으로 꼽혔다. 2016.7.17/뉴스1
새누리당의 총선 패인을 담기로 해 발간 전부터 논란이 됐던 총선백서가 17일 베일을 벗었다. 백서는 극심한 계파갈등과 박근혜정부의 국정 난맥, 공천과정의 혼란에 따른 민심이반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고 국민 평가도 비교적 가감 없이 실었다.

그러나 특정 계파나 총선 지도부의 책임을 실명으로 비판하지 않은데다 당의 판단보다 외부의 평가를 나열하는 데 그쳤다는 한계를 노출했다. 백서를 통한 논란 재생산보다 내부 봉합에 무게를 둔 걸로 풀이된다. 이에 계파별 당권 주자들의 입장도 크게 엇갈리며 전당대회에 후속 논쟁을 예고했다.

박명재 사무총장,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인쇄본 형태의 '국민백서'를 공개했다. 오는 19일 단행본(291쪽)을 출간, 시중에서도 구할 수 있는 백서는 6개 부분으로 나눠 총선과정에 대한 국민 평가, 출입기자단과 내부평가, 핵심이슈별 패인을 지적하고 전문가 의견, 향후 제언 등으로 구성했다.

백서는 새누리당의 총선 과정에 대해 국민의 쓴소리를 담았다. 심층 면접의 한 형태인 표적집단면접조사(FGI)를 실시하고 전문가, 당직자 등 광범위한 인터뷰를 거쳤다. 그 결과 "쑈 하지 마라 진짜"와 같은 SNS상의 국민 댓글을 그대로 인용했고 새누리당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단어 관련 '개누리당' '자폐정당' 등 원색적 표현도 실었다. 박근혜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독단, '봉숭아학당'이라 불리는 집단지도체제 등이 지목됐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 중에도 핵심을 지목, 경중을 가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독단이라는 대목에서만 실명을 거론했다. 총선 지도부인 김무성 전 대표나 서청원 당시 최고위원,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 등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가 강하게 밀어붙이려 했던 국민경선제에 대해서도 인터뷰에 응한 경선 참여자 의견은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 확대부터 당원대상 투표가 낫다는 의견까지 엇갈렸다.

이는 당초 전당대회 국면에 백서를 공개하면 책임소재의 내용과 수준에 따라 상당한 갈등이 있을 것이란 전망과는 차이가 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백서는 새누리당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게 아니라 냉정하게 우리 현실을 파악해 미래로 전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상욱 대변인도 당 내부에서 해부의 칼과 심판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객관성과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고 당은 또 다시 분열과 갈등의 늪에 빠져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국민 목소리를 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백서 취지에 당권주자들은 엇갈렸다. 백서가 논란을 최대한 줄이려 문제 나열식을 택했지만 전당대회에서 한바탕 논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당권 주자들이 지지표를 결집시키려면 화합에 무게를 싣거나 확실한 책임소재를 주장하는 등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을 써야 한다.

당대표 후보인 이주영 의원은 계파갈등 분석에 "특정한 사람만의 책임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라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뼈저리게 반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박계로 최고위원에 나선 함진규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하면서 "당이 (백서에) 나온 결과대로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비박계는 반발했다. 당권 주자인 정병국 의원은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한 백서"라며 "당 대표가 되면 진실을 담은 백서를 재발간해 새누리당을 환골탈태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용태 의원도 아쉬움을 드러냈으나 정 의원과 온도가 달랐다. 김 의원은 다양한 패배원인이 지목된 것만큼은 평가하면서도 "막장공천 책임을 이미 친박이 버린 카드 이한구 한 사람에게 지우고, 친박 패권이란 구조적 배후와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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