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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미세먼지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에서 27일 진행된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업무보고에서는 여전히 피해자들의 고통이 진행 중인 가습기 살균제 관련 이슈가 도마 위에 올랐다. 환노위원들은 여야 없이 당시 피해 관련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뉘앙스의 윤성규 환경부 장관을 비판했다.

국회 환노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환경부와 산하 기관인 기상청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검찰의 조사와 피해 파악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논의의 중심에 자리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모두발언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와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전력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의원들의 질의에는 "의료계 조차 그 부분을(폐질환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예상치 못해서 뒤 늦게 발견이 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당시 피해 관련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라며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홍영표 환노위 위원장은 오전 질의 말미 발언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정부의 태도가 중요하다. 오늘 윤 장관은 '제도가 미흡했다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아주 매끄럽게 답변을 하는데, 피해자들이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겠느냐"며 "정부에 총체적 책임이 있는데, 속 시원히 사과도 안 하고 변명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도 "정부가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당시 법령이 미비돼서 못했다고만 한다"며 "오늘 발언을 들어보면 환경부 장관은 그렇게(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욕을 더 먹더라도 국민에게 솔직하게 밝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무보고의 주요 논의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쏠리면서 관련된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이날 제시됐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 피해 손상이 폐 뿐 아니라 다른 신체 기관에도 나타나고 있어 신속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관심을 모았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이면서 아들을 둔 분이 환경부에 피해 등급을 재차 요구했다. 아이의 코 내부 섬유화 진단을 받을 것"이라며 "새로운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하루 빨리 신속한 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로 비화 가능성이 있는 화학물질 관리실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제기됐다. 임이자 새누리당 의원은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는 것이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불법 고농도 니코틴이다. 이를 판매한 업체들은 있지만 단속 실적은 없다"며 "최소한 전자담배 성분표시 의무화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창현 더민주 의원은 "화학물질 평가 및 등록에 관한 법에 건강과 환경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제품으로 분류된 유리세정제, 락스, 합성세제, 섬유유연제, 방향제, 탈취제 등에 '우려 제품'이라는 표시를 찾을 수 없다"며 "제품 전면에 건강·환경 우려제품이라고 써주면 간단한데 왜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 장관은 "법의 안정성과 신뢰성 때문에 올해 9월까지 (성분 표시 관련) 유예 기간을 줬다"며 "10월부터 독성 물질 등에 대한 성분 표시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 피해 4차 조사를 담당할 병원들이 그 동안의 보도와 달리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이날 회의를 통해 확인됐다.  

윤 장관은 "4차 조사 관련 8개 병원 중 지방 3군데는 아직 최종 결정 못했고 나머지(5개)는 아직 계약을 하지 않았다. 5개 병원은 일단 하겠다는 의사를 저희에게 표명한 상태"라며 "판정이 나면 법정에 설 일이 생길 수밖에 없어 의사들이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장 큰 생활 불안 요소로 자리한 미세먼지 대책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도 이날 회의에서 주요하게 거론됐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국민들에게 몇 년 안에 해결할 수 있겠다고 약속을 하라"고 하자 윤 장관은 "10년 안에 파리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수도권도 문제지만 충남 당진·서천 등 화력 발전소 밀집 지역 주민들이 겪는 피해가 심각하다"며 "오죽하면 충남도가 해당 지역을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에서는 상임위 이슈와 크게 상관없어 보이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된 영남권 신공항 문제도 거론됐다.

TK(대구·경북)를 지역구로 하는 조원진 의원은 "김해공항은 소음 문제로 하루 7시간 비행가기 뜨지 못 하고, 소음 보상 등으로 매년 56억원이 들어간다"며 "이 문제에 대해 환경부가 해야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