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조정 한 게 뭐냐" 국무조정실 질타…김영란법 '3만원' 유지

[the300]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천황만세" 건배사 주인공도 출석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진복 정무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6.6.27/뉴스1
신공항건설, 가습기 살균제, 미세먼지 대책 등 사회갈등 이슈에 황교안 국무총리와 국무조정실이 제대로 된 정책·갈등 조정업무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여야 가리지 않고 쏟아졌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다.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을 마련중인 부정청탁 금지법(김영란법)에는 부작용 우려가 나왔지만 권익위가 후퇴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동시에 나왔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간부가 지난 1월 워크숍 중 건배사로 "천황폐하 만세"를 외쳤다는 논란에는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야는 국무조정실이 법률상 모든 정부정책을 통할, 조정해야 하지만 갈등이슈에 제 역할을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당에서 이런 목소리가 높았다. 

여당 간사인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은 이준석 국무조정실장에게 "미세먼지 대책을 국민이 왜 비판한다고 보느냐"며 "국민은 불안감 갖고 있는데 주무장관인 환경부장관이 '건강한 사람은 걱정 안해도 된다'는 식으로 말하면 국민을 화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지상욱 의원도 "밀양과 가덕도의 신공항 갈등이 예상됐는데 국무조정실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느냐"며 "저도 디젤 차를 썼던 사람인데 정부입장이 그때그때 바뀌니까 국민은 정부 신뢰할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정태옥 의원은 갈등조정 관련 "'국무총리가 존재감 없다'거나 '총리가 안 보인다'는 말 들어봤느냐"고 물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정홍원 국무총리가 2013년 8월 대책수립을 지시했고 2014년 4월엔 피해인정과 지원기준에 대한 고시도 제정했다"며 "이후 피해보상, 재발방지까지 당연히 나와야 됨에도 국무조정실은 손놓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이준석 실장은 황교안 총리의 갈등조정업무 미흡 지적에 "언론에서 지적하는 것은 봤지만 총리께서 여러가지 회의 개최 등 나름대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공항 갈등에는 "저희가 모니터링은 해왔고 (발표 이전에는) 관련 지자체장의 합의에 따라 용역결과를 기다리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미세먼지 대책에는 "해당 부처가 소관 사안만 말씀드려 오해를 사게 한 것 죄송하다"며 "고등어구이(를 규제한다는) 이런 부분도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점 송구하고 국무조정실이 좀 더 많은 역할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한편 여야 모두 김영란법 시행령에 우려를 제기했다. 현재 농수산업계나 화훼 등 자영업계 중심으로 1회 식사비 한도가 3만원, 선물 한도가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일 경우 관련 업계에 타격을 준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김선동 새누리당 의원은 "가액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국민을 범죄 대상자로 몰아가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3만원, 5만원 가액은 물가상승률에 따라 몇 년 뒤 달라질 수도 있느냐"고 물었다.

19대국회 정무위에서 김영란법을 직접 다룬 민병두 더민주 의원도 "농산물을 빼준다면 축산, 수산물은 가만 있겠느냐"며 "품목으로 제외한다는 논란은 잘못됐고 애초부터 가액의 문제"라고 했다. 민 의원은 "가액 현실화는 반부패 최고기구인 권익위도 국회도 할 수 없는 문제"라며 "대통령의 판단으로 풀어야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김영란법 시행시 경제손실이 크다는 등의 반발에 "권익위부터 여기에 휘둘리고 흔들려선 안 된다"며 "근거 없는 게 나왔으면 비판하고, 국민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또 "유일호 부총리 등이 김영란법이 경제 불확실성에 요인이 될 수 있다는데 뇌물 소비는 괜찮다는 것이냐"며 "권익위가 '청렴해서 망한 나라 봤느냐'고 기자회견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성영훈 권익위원장은 가액 기준에 "일단 시행된 후 경제여건 변화가 (기준을) 개정할 수준에 이르면 다시 재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3만, 5만원 등 기준을 그대로 가는 것이냐"는 유의동 의원 질문에 "단언할 수 없지만 (바꿔야 하는) 명확한 논거나 실증적 데이터가 없다고 한다면 기존 안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답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김영란법 논의과정에서 후속과제로 남긴 이해충돌 방지 관련법을 국회에 다시 제출할 것이냐고 물었다. 성 위원장은 "향후 그런 계획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청탁금지법의 안정적 시행에 집중하려 한다"며 "19대국회에 폐기된 '부정환수법'도 최우선 법안으로 20대국회에 먼저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회계부실이 불거진 가운데 정부 규제개혁위원회에 이해당사자인 안진회계법인 측이 참석, 회계법인 대표에 대한 징계안 등에 반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주 더민주 의원에 따르면 안진회계법인 R&D센터 원장이 규제개혁위원으로, 금융위가 추진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약칭 외감법) 개정안에 대한 규개위 예비심사에 참여했다.

이준석 국무조정실장은 이에 "규개위는 예비심사, 본심사가 있고 예비심사는 규제의 중요성 여부를 판단하는 사전 절차"라며 "규개위원들이 분식회계에 회계법인 대표 처벌은 과다하다 해서 못한 것이고, 나중에 회계법인 대표에 대해 (개별 회계부정 책임이 아니라) 전반적 품질관리에 책임을 묻도록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박용진·김해영 더민주 의원은 정부가 위안부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추진에 역할이 없는 데다 2년 전과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은 "국무조정실이 여성가족부의 자료를 19대 국회에 제출한 데 따르면 2017년 6월까지 등재한다는 추진계획과 현황이 있는데 지금은 민간이 추진하는 일이라고 한다"며 "2년 전이 거짓말인가 지금이 거짓말인가"라고 말했다.

박찬대 더민주 의원,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권익위가 정부부처 청렴도를 조사평가하면서 정작 권익위 자신은 청렴도 평가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성영훈 위원장은 외부기관에라도 평가를 맡겨 실시하라는 제안에 난색을 보이고 "권익위가 타 기관에 비해 훨씬 강한 내부규율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민병두 더민주 의원은 한편 정무위에 출석한 이정호 KEI 센터장에게 '천황 만세' 논란과 조부의 행적 관련해 지적했다. 민 의원은 공익신고자 보호를 고려해야 한다며 "내부자가 제보한 거라면 앞으로도 미궁상태가 될 수 있다. 지금 시점에는 권익위에게 조사하라고 하는 게 맞다"고 요구했다.

이금암 또는 이중세란 이름으로 알려진 이 센터장의 조부는 동양척식주식회사에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부의 아들이자 이 센터장 부친은 이종구 전 국방장관이다. 이 센터장은 조부에 대해 "(일제시대) 금융 쪽에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만 말했다. 민 의원은 "일제 때 금융이라면 동양척식하고 농협밖에 없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이 센터장은 즉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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