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주자 기근…'킹메이커'만 보이네

[the300][런치리포트-총선 후 두 달(上) 위기의 새누리]③대선 가는 길 키맨들

배소진 기자 | 입력 : 2016.06.15 05:57
해당 기사는 2016-06-15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PDF 런치리포트 뷰어
반기문 UN 사무총장/사진=뉴스1

4.13총선이 끝난 후 정치권은 빠른 속도로 대선정국으로 돌입하고 있다. 19대 대선을 1년 반 가량 앞둔 상황에서 대선 잠룡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커졌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차기 대권후보가 기근상태. 그럴수록 후보가 흠집나지 않고 완주할 수 있도록 지원사격을 하고 흥행을 위해 경선에 다른 후보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킹메이커'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현재 새누리당 내 가장 유력주력주자는 반기문 UN 사무총장. 최근 방한 중 대권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반 총장은 즉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를 제치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로 올라섰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대선주자로 확실하게 마음을 굳힐 경우 킹메이커는 최경환 의원이 될 공산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을 차기 주자를 찾지 못해 고심하던 친박계가 반 총장을 앞세워 '친박의 재집권'을 기획할 것이라는 것.
문제는 박 대통령의 '복심' 이미지가 강한 최 의원이 그렇잖아도 '친박' 프레임 공세를 받고 있는 반 총장의 바람막이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계파 수장으로서 4.13 총선패배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아진 최 의원이 당권 행보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 총장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새누리당 친박 대통령 후보로 '내정돼 있다"면서 "경제실정 책임자인 친박실세가 킹메이커 역할을 하려는 점 등은 보수정권이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정권이 바뀌게 될 것이란 관측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충청대망론'을 타고 있는 반 총장의 행보에 TK(대구경북)지역을 정치적 기반으로 두고 있는 최 부총리의 영향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경우 충청 4선 정진석 원내대표의 역할이 힘이 될 여지가 있다. 최근 청와대 비서실장에 발탁된 이원종 전 충북지사도 충청권의 마음을 얻는 데 보이지 않는 조력자가 되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경우 총선패배 이후 '잠행'이 길어지고 있지만 반 총장의 부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여전히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이지만 반 총장이 이슈를 흡수하며 김 전 대표가 다른 주자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김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성태 의원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가 대권이 아니더라도 킹메이커라도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가 습관적으로 나온 대답이고 동의가 아니라며 번복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인 것 역시 이같은 분위기가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옛 친이계의 움직임도 엿보인다. 5선 중진의 정병국 의원은 당권 경쟁에 나설 뜻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대권후보가 될 수 없고, 자연스럽게 당 대표가 킹메이커 역할을 해야한다. 여기다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최근 대권도전 가능성을 시사하며 몸을 풀고 있는 모양새라, 정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이들을 대권가도로 올려놓는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한편 외곽에서는 최근 임기를 마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제3의 정치결사체'에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까지 가세하며 경계개편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정 의장이 킹메이커 역할을 할 때 유승민 무소속 의원을 차기 대선 주자로 성장시키는 요람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는 이들이 많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최신뉴스

전체기사보기

베스트클릭

  1. 1국민연금 고갈 6년 늦출 뿐인데…"더 내고 더 받겠다" 시민의 선택
  2. 2국민 10명 중 6명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개혁해야"
  3. 3'더 내고 더 받자' 연금개혁안에…2030세대 여론은 '의외의 반전'
  4. 4[기자수첩] 준비되지 않은 전쟁의 대가
  5. 5[속보]野, 민주유공자법·가맹사업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단독 의결
  6. 6野 독주로 본회의 직행한 '민주유공자 예우법·가맹점 단체교섭법'
  7. 7트럼프 리스크 대비?…한미 23일부터 사흘간 '방위비' 협상
  8. 8尹, 올해 G7 정상회의 초청 왜 못받았나? 7년전에도…
  9. 9합참 차장, 16년 만에 '별 4개'가 맡는다…육사 출신 강호필 진급
  10. 10"사람 없어 못 싸울 판" 군 인력난…이러다간 조직력 붕괴? 섬뜩한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