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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전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 사진=뉴스1 |
청와대·기획재정부·금융당국이 당사자인 KDB산업은행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대우조선해양 지원방안을 결정한 뒤 통보했다는 홍기택 전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주장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우조선 부실 책임 문제를 놓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화살을 비켜가기 위한 주장이라는 게 청와대의 인식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개인의 주장일 뿐"이라며 "특별히 특별히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의 주장을 사실상 부인한 셈이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대우조선 지원안은 당시 회의에서 함께 논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일방적 통보였다는 홍 전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현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재직 중인 홍 전 회장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10월 중순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당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현 정책조정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으로부터 대우조선 지원에 대한 정부의 결정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당시 정부안에는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얼마씩 돈을 부담해야 하는지도 다 정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은 채권비율대로 지원하자고 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수은의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한 정부가 산은으로 하여금 더 많은 지원을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당시 대우조선에 대한 수은과 산은의 채권비율은 각각 53%, 22%로 수은이 높았지만 최종 지원금액은 산은 2조6000억원, 수은 1조6000억원으로 오히려 산은이 더 컸다.
홍 전 회장이 거론한 서별관 회의는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한국은행 총재, 경제수석 등이 경제·금융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청와대 본관 서쪽 별관에서 열린다는 이유로 붙여진 별칭이다.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안들이 논의됨에도 불구하고 속기록 등 공식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동인 위민관에는 장관급 인사들의 회의를 열만한 공간이 없어 장관급 회의는 주로 서별관에서 열린다"며 "장관들과 청와대 참모들 간의 회의는 지극히 당연하고 일상적인 업무인데, 서별관 회의라는 이름을 붙여 과도한 관심을 갖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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