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구성 협상, 청와대 개입 의혹·폭로전 비화

[the300]네 탓 공방 비화…교착 장기화 전망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위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2016.5.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야 3당이 2일 20대 국회 개원 시한을 닷새 앞두고 원구성 협상 문제로 다시 한 번 정면 충돌했다. 여야의 '네 탓' 공방 속에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자 새누리당은 그동안의 협상 뒷얘기를 공개하는 폭로전으로 맞불을 놨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새누리당 협상 태도와 전략 변화에 만일 청와대가 개입했다면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는 일"이라고 말했다. 원내 1당인 더민주 몫으로 여겨졌던 국회의장직을 두고 새누리당이 전날부터 "1당이 아니라 여당이 맡는 게 관례"라고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서다.

우 원내대표는 "여소야대가 된 상황에 맞게 국회의장은 야당 출신이 맡는게 타당하다"며 "(대신) 법제사법위원장을 (새누리당에) 양보하겠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천주교 추기경들이 새로운 교황을 뽑을 때 결론이 날 때까지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채 진행하는 '콘클라베'식 원구성 협상을 제안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28년만에 법정시한에 맞춰 출범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더민주의 법사위원장 양보와 무제한 협상 제안 이면에 법정시한인 7일까지 원구성이 안 되면 '새누리당과 청와대 탓'이라는 평가가 나오게 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3당 원내수석부대표간 협상 과정과 내용을 공개하며 반발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청와대가 여당에 '국회의장직을 고수하라'는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억측으로 우 원내대표가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사위원장 양보 제안에 대해서도 "협치인지 야치(野治)인지 모르겠다"며 "국회의장과 핵심 상임위를 모두 차지하려는 더민주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더민주가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운영위원장과 정무위원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두 상임위는 여당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자리"라고 밝혔다.

김 수석부대표는 다만 청와대 접촉 의혹에 대해서는 "집권여당으로서 청와대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이 서로 의견을 듣고 의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가 원구성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는 배경에는 국회의장과 핵심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한 '거래 조건'의 문제가 있다. 쟁점법안 처리와 국정 견제·감시에서 영향력이 큰 자리를 어느 당이 얼마만큼 확보하고 내주느냐의 문제다.

국회의장은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지 말지를 결정하고 본회의 날짜도 잡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쟁점법안 처리의 마지막 열쇠를 쥔 자리다.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는 상임위인 국회운영·법사·정무·기획재정위와 상임위에 준하는 예산결산특별위 가운데 운영·법사·예결위는 각각 법안과 예산안의 출입구다. 또 운영위는 청와대를, 법사위는 사법부와 감사원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정무위는 국무조정실·보훈처·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를, 기재위는 기획재정부·한국은행·국세청 등을 피감기관으로 둬 경제정책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국회의장과 이들 상임위 중 3곳을 달라는 야당의 요구를 두고 새누리당에서 "차 떼고 포 떼라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이 때문이다. 원구성 협상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로선 (법사위원장 제안이) 통큰 양보지만 문제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쪽에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좀더 교착상태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