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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10박12일간의 아프리카 3개국·프랑스 순방을 떠나기 위해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 |
손자병법의 백미로 불리는 모공(謀攻)편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고상병벌모(故上兵伐謀), 기차벌교(其次伐交), 기차벌병(其次伐兵), 기하공성(其下攻城). 전의 전략을 분쇄하는 것이 최상책이고, 적의 외교관계를 끊는 것이 차선책, 적의 병사를 직접 치는 것이 그 다음이며 가장 나쁜 방법이 적의 성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김 대사가 안보실장 시절 밑그림을 그린 박근혜정부 대북전략의 핵심은 이 구절 하나로 표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 김정은의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통한 북미 군사협상'이란 전략을 분쇄하는 '벌모'가 최우선 목표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이 가장 공을 들이는 작업이 북한의 외교관계를 끊는 '벌교'다. 이번 아프리카 순방 역시 '북한 고립외교'의 일환이다.
◇朴대통령, 아프리카·佛 순방 출국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날'(Afria Day)인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10박12일간의 아프리카 3개국·프랑스 순방 길에 올랐다. △에티오피아(현지시간 5월25~28일) △우간다(5월28~30일) △케냐(5월30일~6월1일) △프랑스(6월1~4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다. 이로써 아시아·유럽·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오세아니아에 이어 박 대통령의 '6대주' 외교가 완성된다.
지구의 마지막 '블루오션' 아프리카에서 박 대통령은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차례로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협력·대북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은 건국 이래 최초다. 에티오피아 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케냐 방문은 1982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우간다와 에티오피아는 북한의 오랜 우방이다. 특히 우간다는 북한으로부터 군·경 훈련 지원을 받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국적자 45명이 지난해말 우간다에서 현지 경찰들을 훈련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보고서에는 북한 교관들이 우간다의 야전부대와 해병대를 훈련시켰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우간다는 과거 반식민지 투쟁 과정에서 북한의 지원을 받았다. 우간다 현직 대통령인 무세베니는 김일성 생전에 북한을 3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우간다가 북한의 '동아프리카 거점'으로 불리는 이유다. 에티오피아도 북한과 비공식적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북한에 금수 대상인 탄환과 사치품을 수출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란 이어 아프리카 北우방 공략
이처럼 북한과 우호관계에 있는 우간다와 에티오피아의 정상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비핵화 촉구' 메시지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약속 등을 끌어내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는 게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 목적 가운데 하나다. 청와대 한 참모는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관계를 가져온 나라들이 우리와 전략적 관계를 맺는 방향으로 간다는 것 자체가 북한에 대해선 압박이 될 것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달초 이란 방문을 통해서도 북·이란 우호관계에 균열을 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호자토레슬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2일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원칙적으로 어떠한 핵개발에도 반대한다. 한반도나 중동에서 핵무기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원칙"이라며 북한에 대한 핵포기 압박을 골자로 하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공조할 뜻을 밝혔다.
그동안 이란은 반미·반제국주의 노선을 공유하는 북한과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란의 현직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는 1989년 5월 당시 이란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당시 김일성과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 3개국에 이어 다음달 1~4일 프랑스를 국빈방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 뒤 5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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