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25일 방한…친박·비박 야권서도 '관심'

[the300]대선 앞두고 정계개편 불씨 가능성 여전

김태은 기자 | 입력 : 2016.05.13 10:58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달 말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는 그의 행보에 따라 대선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특히 4·13총선 후 3당 구도로 정치권이 재편된 후 유력 대선주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정계개편 불씨가 또다시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정치권과 외교가에 따르면 반 총장은 25일부터 3일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주포럼과 30일부터 3일간 경주에서 개최되는 유엔 NGO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반 총장은 26일부터 이틀간 일본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후 경주 일정까지의 공백 동안 서울에 체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 총장의 이번 방문은 총선 후 새누리당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총선을 통해 2당으로 몰락하고 내년 정권교체 가능성을 보여줄 마땅한 대선주자도 사라지면서 당세를 회복시킬 구심점을 잃은 상태다.

당초 반 총장에 대한 '러브콜'을 띄워왔던 친박계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는 친박이 반 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친박정권'을 지속해나간다는 구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번 총선에서 친박계 차기 대선주자 후보로 거론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낙선하면서 대권과 한발 멀어진 것도 이 같은 구상이 더욱 짙어지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반 총장이 친박계에 뚜렷한 '사인'을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반 총장이 과연 새누리당 친박계 대선주자로 나설 의지가 있는 지 회의론도 감지된다. 최근 일부 친박 핵심 인사들이 반 총장의 대선후보 가능성을 논의한 자리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대두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반 총장의 두 차례 방한 기간 동안 친박계 인사들이 반 총장과의 만남을 시도할 것이란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에서도 반 총장의 관심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공천과정에서의 처신과 총선 참패로 대선주자로서 상처를 입으면서 새로운 구심점으로 반 총장을 대안카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비박계에면서 충청권인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 등이 최근 반 총장에 우호적 발언을 내놓고 있고 수도권 일부 비박 인사들이 호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뿐 아니라 야권에서도 반 총장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는데다가 반 총장이 대선에 나설 경우 충청권을 중심으로 합종연횡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호남 정치권 일각에서 'DJP연합'과 같은 '충청+호남' 세력의 연정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반 총장을 염두에 둔 구상이다.

야권의 한 중진 의원은 "반 총장이 대선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개인적인 채널을 통해 파악한 바로는 대선 출마에 관심이 매우 큰데다가 허수아비처럼 끌려다니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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