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할당 모태 '로제타플랜'은 실패?…야3당 보완 방안은

[the300][런치리포트-여소야대 시대 핵심 경제정책 해부(6)]뜨거운 감자 '청년대책'②

신현식 기자 | 입력 : 2016.05.04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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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청년고용할당제의 성패는 모태가 된 '로제타플랜'(rosetta plan)의 평가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질 낮은 일자리를 일시적으로 만들어 내는 데 그쳤다는 비판과,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거뒀고 단점은 보완 가능하다는 반론이 맞선다.

로제타플랜은 1998년 벨기에에서 실시된 청년실업대책이다. 당시 벨기에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고발한 영화로부터 이름을 따 왔다. 종업원 50명 이상의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3%를 청년으로 의무 고용토록 하고, 이를 위반한 고용주에게는 미채용 청년 1인당 매일 3000BEF(약 12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게 골자다.

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벨기에는 로제타플랜 시행 첫해 5만개의 최초고용협약(CPE)이 체결됐고 미숙련 청년실업자의 40%가 새로 일자리를 얻었다. 1996년 22.6%에 달했던 청년실업률은 17.5%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0~2002년까지 3년동안 약 12만6000개의 최초고용협약이 체결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로제타플랜은 장기적 청년실업률 감소효과는 미미하거나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기에의 2003년 청년실업률은 21.8%로 로제타플랜 도입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로제타플랜의 혜택이 고숙련 노동자 등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던 집단에게 집중됐고, 이 제도가 아니어도 청년을 고용할 기업이 제도를 이용해 보조금을 받는 등 비효율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또 이 제도를 통해 만들어진 일자리가 대부분 단기고용 일자리이거나 파트타임 일자리로 고용의 질이 낮다고 비판했다.

여당과 재계는 인위적 고용할당이 구조적인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민간기업의 고용을 국가가 강제하는 것은 매우 극단적 조치일 뿐 아니라 자유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경제의 정체성과도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야 3당은 로제타플랜이 실패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단기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청년고용할당제를 도입할 실효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3당의 정책위원회 관계자들은 '로제타플랜은 장기적 실업률 감소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에는 이구동성으로 "청년고용할당제는 단기 효과를 노리기 위한 한시적 제도"라고 지적했다. 청년실업이 극심한 만큼 단기적 효과를 노리기 위해 도입된 정책에 장기적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비판이라는 것이다.

또한 각기 단점을 보완한 청년고용할당제를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공부문 청년 고용할당을 현재의 3%에서 5%까지 올리는 한편 민간 대기업에도 3%를 할당하고, 3년짜리 한시법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정길채 더민주 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은 "로제타플랜은 작은 기업에도 청년 고용을 할당해 질 낮은 일자리가 양산됐다는 실패지점이 있다"며 "더민주 정책은 민간대기업과 공공부문에 한정해 질 높은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민간의 1000명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5%이상, 정규직으로 청년을 고용토록 해 매년 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다.

이태흥 국민의당 정책국장은 "그간 청년고용할당제는 인턴직을 포함해 원래 취지와 동떨어지게 불안정한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며 "인턴직 등은 결국 또 다시 고용불안을 초래하게 되는 만큼 정규직으로 청년을 채용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제타플랜이 일시적 효과에 그쳤을 뿐이라는 지적에 야3당은 청년고용할당제는 임시조치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청년실업이 극단적 상황에 이른 만큼 3~5년짜리 한시법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고, 경제활성화 등 후속 대책을 이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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