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으로 본 한국 정치

  |  세계의 이목을 끄는 2016년 미국 대선. the300 기자들이 미 대선을 통해 2017년 대선 등 한국 정치를 전망합니다.

관련기사
6건

여론조사가 미쳤다? 미국도 골치라는데

[the300][美 대선으로 본 한국정치]⑤응답률 하락, 조사 어려움 심화 세계적

편집자주  |  세계의 이목을 끄는 2016년 미국 대선. the300 기자들이 미 대선을 통해 한국 정치와 2017년 대선을 전망합니다.
【팜비치=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선거캠프에서 경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각종 선거결과 예측은 물론이고 판세를 흔들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던 여론조사가 힘을 못쓰고 있다. 지난달 제20대 총선에 여소야대를, 그것도 새누리당이 123석으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한 조사업체는 드물었다. 여론조사가 '여론'의 변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

여론조사 논란은 한창 대선 레이스를 뜨겁게 펼치고 있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의외의 결과들이 나올 것이다. 여론조사는 2016년 최대 '루저'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 그것도 1월에 나온 [뉴욕타임스(NYT) 칼럼]의 한 대목이다. 미국서 제기되는 문제는 우리나라 여론조사의 현실과 놀랍도록 닮았다.

선거 임박할수록 더 틀리는 조사= 미 대선후보 경선의 승부처인 뉴욕. 4월19일(현지시간)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60.5%로 압도적 1위를, 존 케이식 25.1%, 테드 크루즈 14.5%를 기록했다.

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동실시해 18일 발표한 조사는 트럼프 40%, 케이식 24%, 크루즈 35%다. 트럼프 지지율이 과소평가된 반면 크루즈는 실제의 두 배 이상 지지를 나타냈다. 틀린 것도 문제고, 심지어 이틀 전 조사보다 실제결과에서 멀어졌다. 트럼프 54%, 케이식 25%, 크루즈 16%을 나타낸 16일 조사가 현실에 가까웠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 모음]

민주당에선 힐러리 클린턴이 버니 샌더스보다 여론조사에서 과소평가된 경향을 보였다. 뉴욕 경선에서 클린턴 57.9%, 샌더스 42.1%를 기록했지만 18일 NBC-WSJ 조사는 클린턴 50%, 샌더스 48%였고 그래비스 조사는 53대 47이었다. 1, 2위만 맞췄지 그 격차는 짚어내지 못했다.
【웨스트 팜비치=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경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미국에선 올해 대선후보 경선 전부터 여론조사의 위기가 꾸준히 거론됐다. 휴대전화 확산과 응답률 하락이 그 이유로 꼽힌다. 10년 전 전미보건조사(NHIS)시 휴대전화만 쓴다는 미국민이 6%였다고 한다. 그 비율은 2014년 상반기에 43%로 늘었고 다른 17%는 유선전화도 있지만 평소 휴대전화만 쓰는 걸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 유선전화 샘플로 여론을 잘 파악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미국여론조사협회(AAPOR) 회장을 지낸 클리프 주킨 루트거대학 교수는 NYT 기고에서 "내가 여론조사 일을 시작한 1970년대는 응답률이 80%쯤 됐는데 1997년 퓨(Pew) 센터 조사 응답률이 36%, 2014년엔 8%"라고 지적했다. 퓨(Pew) 리서치센터는 세계적인 조사업체다.

응답률 하락·시대변화에 여론조사도 양극화= 미국에서 휴대전화 여론조사는 자동화기계를 이용한 유선전화 조사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낮은 응답률은 조사비용을 더 늘리는 요인이 된다. 저비용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전반에 대한 신뢰를 끌어내린다. ABC뉴스의 여론조사 책임자를 지낸 개리 랭어는 "잘 차린 식사가 있고 패스트푸드도 있다"고 비유했다.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도 판박이다. 미국엔 응답자(샘플) 1000명을 채우기 위해 2만번 정도 무작위로 번호를 돌리는, 응답률 5%에 해당하는 일이 이상하지 않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4·13 총선 기간 각종 매체를 장식한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5%쯤 된다.


무조건 응답자가 많다고 여론조사 적중도가 높아지진 않는다. 여론을 대표할 표본을 얻으면 되는데 시간과 비용, 응답률 등 모든 조건이 악화일로다. 적극투표층을 판별하거나 지역별 역대 선거 정보를 조합해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매우 어렵거나 제도적으로 막혀 있다.

현재로선 여론조사의 신뢰도 추락에 날개가 없어 보인다. 제도를 바꾼다고 휴대전화 확산을 막을수도 낮은 응답률을 금세 높일 수도 없다. 주킨 교수는 당분간 여러 시도를 하면서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어차피 한계가 분명한 여론조사 자체보다, 여론조사를 맹신했던 분위기가 더 문제인 건 아닐까. 한국에서 여론조사는 예측인 동시에 공직선거의 한 방법으로 통한다. 4·13 총선 일부 후보는 '100% 여론조사'로만 공천됐다.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높일 대안이 무엇이든 여론조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건 삼가야 할 것같다.


관련기사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