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터뷰] 강석훈 "새누리 패인은 정책실종..빅뱅급 개혁해야"

[the300]"반사체에서 발광체로 변신"

새누리당 강석훈 경제상황점검TF 단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경제상황점검TF 제11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2.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자타공인 정책통이다. 의정 활동도 그야말로 '정책 중심'이었다. 보통 정책과 지역구관리를 배분해 꾸리는 보좌진도 정책담당으로 꽉 채웠다. 비례가 아닌 지역구의원으로는 이례적인 구성이었다. 결론적으로 지역조직 관리에 강점이 있는 당내 경쟁자에 밀려 공천권을 얻지 못했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다. 다만 "내 손때가 묻지 않은게 없는 국정과제들을 책임지지 못하게 된 점은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 

21일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강 의원은 "반사체로 남을지, 발광체로 갈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박근혜 대통령의 반사체라는 점을 부정하지 않겠다"며 "앞으로 내 가치를 국민이 공감해주는 발광체가 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정부와 사회, 국가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강단 복귀 보다는 현실정치에 계속 몸을 담그는 쪽으로 고민의 방향이 향해있는 듯 했다.

야권의 승리로 일단락된 20대 총선에 대해 그는 "새누리당의 최대 패인은 바로 정책실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무성 대표가 당을 보수로 규정하면서 튕겨져나간 지지자들이 국민의당으로 향했다"며 "이대로 가면 새누리당이 TK자민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이 당의 위기"라고 진단한 그는 "국민의 눈높이를 뛰어넘는, 빅뱅에 준하는 셀프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대선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계획은. 
▶반사체로 남을지 발광체로 갈지를 고민 중이다. 학교(성신여대)로 돌아가지 말라는 분들이 너무 많다. 내 손때가 안 묻은 국정과제가 없는데, 그걸 책임져야 한다. 또 내 30년 경제연구 결과를 이 정부에 다 쏟아부었다. 정부가 성공하지 않으면 내게도 의미가 없다. 정부 성공의 기준은 경제부흥과 정권재창출이다. 미완의 경제부흥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내가 뭘 할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 계획은 아직 없지만 어떻게 정부와 국가 사회에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발광체가 됐다고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은 뭔가. 
▶발광체는 자신이 주장하는 가치를 국민이 공감해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공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선거 등이 될 것이고. 나는 사회에 기회의 사다리를 만들어주려고 했다. 그간 주장했던 호프노믹스(Hope(희망)+Economics(경제학))가 그것이다. 한 발 더 나가 이제 호프스토리, 즉 희망의 스토리를 만들고싶다. 

-새누리당의 총선 결과가 좋지 않다.
▶야당이 분열했으니 이길 수 있다 자만했다. 하지만 야당은 분열이 위기감으로 작용했고, 우리는 상향식공천을 하며 스스로 분열했다. 당이 쪼그라들기 시작한 것은 김무성 대표가 당을 보수로 정의하면서부터다. 한국 정치지형은 국민정당 대 계급정당이었다. 새누리는 전 계층을 아우르는 국민정당이고 야당이 계급을 대변하는 계급정당이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보수로 영역을 한정지으면서 그간 아우르던 사람들이 다 3번(국민의당)으로 튕겨나갔다. 

-당 대표의 실책이 크다고 보는건가. 
▶옥새파동? 막말파동? 그런 것 보다 더 핵심적인 건 책임당원, 즉 핵심 지지층을 무시했다는 거다. 이 사람들 한 달에 2000원 당비를 낸다.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그런데 상향식공천 한다고 마지막(경선)에 투표권을 안 줬다. 100% 국민경선을 한다고. 대체 우리가 뭘 믿고 그렇게 핵심 지지층에게 오만하게 굴었는지 모르겠다. 

-총선 경제공약 어떻게 봤나. 
▶가장 통탄스러운 것이 정책 실종이다. 정책만이라도 뭔가 치고나갔어야 했다. 공약집 보면 대부분이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고, 거기다 각 부처가 그간 예산 문제로 기재부에서 잘린 것들을 묶어놨다. 아무도 안 보는 공약집이 됐다. 강봉균 선대위원장 등이 만든 경제공약도 그렇다. 양적완화 정도가 화제가 됐지 나머지는 있으나 없으나다. 정책에 대한 가벼운 인식이 결정타가 됐다. 

-이번 총선의 승자는 누구라고 보나.
▶문재인이다. 안철수의 성과는 캐스팅보트를 잡았다는 것 정도다. 정치적으로 완전히 죽어가다가 어느 정도 살아난거다. 하지만 문재인은 그 극한 상황에서 당을 화려하게 제1당으로 부상시켰다. 김종인 대표를 앞세워 자기 발톱은 숨기고, 실질적 오너로 지배력은 강화했다. 

-호남은 등을 돌렸는데.  
▶호남은 아쉽겠지만 대구에서의 승리, 부산에서의 승리, 경남에서의 승리로 또 다른 가능성을 얻었다. 호남 여론이 더민주에 더 악화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만약 국민들이 문재인을 PK출신 후보로 인식하게 된다면, 그 순간 새누리당은 대구자민련이 되는거다. 광주가 일단 문재인에게 등을 돌린 듯 보이지만 그 지역 유권자들은 충분히 안철수를 불쏘시개로 쓸 수 있는 분들이다. 전략적 투표를 하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의 다음 대선은 어떻게 보나.  
▶한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대선은 아니라고 본다. 여러 후보들의 연합군이 돼야 한다. 단일화 거듭하면서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서. 대선의 키워드는 '인물' 플러스 '메시지(정책)'다. 근데 우리당 후보 중 둘 중 하나라도 보이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게 객관적 평가잖나. 올 연말까지 인물들이 안 나타나면 어렵다. 

-새누리당이 어떻게 해야 위기를 극복할까. 
▶19대 총선때 어땠나. 당 색 바꾸고, 당 이름 바꾸고, 정책 다 바꾸고 정말 생 난리를 쳤다. 그래도 135~140석 예상했다. 막판에 야권 막말파동 등으로 수도권에서 몇군데 더 이긴거다. 그 난리를 치고 겨우겨우 152석 했다. 이번엔 아무것도 안하고 160석? 안이했다. 그 때는 그래도 박근혜라는 차기 희망이 있었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국민의 눈높이를 뛰어넘는 빅뱅식 변화를, 그것도 셀프로 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역사에 과오를 범한다는 심경으로 변해야 한다. 

-대통령과의 인연이 깊다.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2010년 상임위를 기재위로 바꾸고 나를 불렀다. 19대 출범하고 나서 친구인 원희룡 지사가 "대체 왜 박근혜에게 갔느냐"고 묻더라. 그때 나는 "박정희는 우리나라에 경제포트폴리오를 만든 사람이고, 박근혜는 여기에 밸류(가치)포트폴리오를 더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40대 당대표? 그런 구호가 필요한게 아니다. 우리 당에는 지금 밸류포트폴리오를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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