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국회개혁의 시작

  |  4.13 총선을 앞두고 경제민생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필요한 법안을 제때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개혁 공약은 미미하다. 19대 국회 임기 내내 약속했던 과제도 미처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새로운 약속은 얼마나 지킬 수 있을까. 예측가능하고 효율성 높은 국회가 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지 짚어본다.

관련기사
7건

"회의 제시간에 한 적 있나.." 국회 불확실성 해소 절실

[the300][4.13 총선, 국회개혁의 시작⑤-끝]전문가 제언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이버테러방지법 논의를 위한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2016.3.11/뉴스1

정의화 국회의장은 6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그동안 오전 10시에 한다는 (위원회) 회의를 갑자기 오후 2시에 한다는 등 불확실성이 컸다"며 요일제 국회운영, 상임위 소위원회 단계의 무쟁점법안 지정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the300의 '4.13 총선, 국회개혁의 시작' 보도와 관련해 이같이 말하고 "선진화법을 보완하는 차원에서도 국회 운영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19대 국회가 '일하지 않는 국회' '역대 최악'의 오명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본연의 기능인 입법 과정이 비효율적이었던 탓이다. 정 의장 외에도 국회를 오래 지켜본 전문가들은 예측가능성을 높여 입법 비효율을 걷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봤다. 단 4.13 총선 결과에 따라 이에 대한 각 정당의 셈법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낮은 통과율보다 예측가능성이 문제

정 의장은 "총선 후 임기가 끝나기 전 적어도 한 번은 본회의를 열고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당초 '요일제 국회'와 '상시국회' 등 10개항 개정의견을 제시한 국회법은 그 중 5개 항을 반영, 법사위까지 통과했다. 이 개정안엔 8월 국회 명문화, 1월과 7월을 제외한 연중 상임위를 열 수 있도록 상시국회 강화방안이 포함됐다. 쟁점법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본회의 대기 중이다.

이와 함께 국회 계류중인 불체포특권 개선법안, 또다른 국회법 개정안인 신속처리법안 지정 요건 완화안 등도 19대 국회 임기내 통과시킬 과제다.

그래도 국회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데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the300이 역대 국회의 법안 통과율을 분석한 결과 19대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43.3%를 기록했다. 18대(53.5%)나 17대(56.8%)와 비교해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법안당 평균 처리기간도 517일로 역대 국회 중 가장 길었다.
17~19대 국회 법안 통과율 추이/머니투데이

의원입법이 증가한 것이 반드시 나쁜 일은 아니다. 그만큼 원활한 입법과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번번이 정치쟁점에 가로막혀 법안정체가 극심했던 것이 문제다. 언제 어느 법안을 심사, 통과시킬지 예상하기 어려우니 불확실성이 고조됐다. 세종시가 건설된 후 공무원들이 국회를 오가는 시간과 거리가 길어지면서 이런 불확실성의 폐해는 더 커졌다.

정 의장도 요일제 국회운영을 제안한 배경에 대해 "공무원들이 스케줄을 정하는 데 도움이 돼 나랏일을 바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야가 합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요일제 도입은 빠졌다. 20대 국회에 추가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무쟁점법안을 쟁점법안과 연계시키지 않는 투트랙 방안, 국회와 세종시간 물리적 거리에 따른 비효율 해결도 요구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야 지도부가 동수로 참석하는 이른바 2+2, 3+3 등 협상 관행에 대해 "의원의 자율성 책임성을 해치는 원내독재로, 이는 없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교섭단체 합의로만 의사일정을 정하는 것은 1988년 여소야대 때 대화와 타협을 위해 만든 것이지만 갈등지향적인 구조는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여야 이견이 없거나 신속처리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여야가 상임위에서 해당법안을 공지해 쟁점법안과 분리하는 투트랙 통과가 필요하다"며 "그래야 회의장 앞에서 기약 없이 대기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부터 국회의 세종 이전까지 총선공약 카드를 손에 쥐었지만 수도권의 반발 등으로 일단 단계적 접근으로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어떤 식이든 세종시에서 국회 업무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는 공론화하고 있다.

최영일 정치평론가는 "서울에 본회의를 담당하는 제1 국회를 두고, 세종시에 상임위를 담당하는 제2 국회를 두면 본회의와 상임위가 좀 더 효율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제안했다.

국회개혁에 입법 효율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선미 팀장은 "국회의 개점휴업은 좋지 않으니 연간 입법 스케줄을 정해둘 필요는 있다"면서도 "국회의 대정부 감시기능을 키우고 입법과정에 시민참여를 늘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회운영 문제점과 대안/머니투데이

총선결과·제3당 변수에 제도개혁 달려

투트랙 법안처리, 의사일정예고는 대개 조속한 입법을 원하는 정부여당이 선호하는 일이다. 때문에 국회개혁의 전망은 20대 총선 결과와 직결돼 있다.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에 실패하면 국회 내 주도권을 급속히 잃으면서 개혁의 동력도 약해진다. 반면 과반 확보시 '일하는 국회' 명분을 내세워 선진화법 개정 등을 19대 임기 내 끝내려 할 수 있다.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20대 국회 초반에 의정개혁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싱크탱크 '더모아'의 조현욱 이사는 "총선 결과 여당 의석수와 현역의원 교체율이 변수"라며 "현역 교체율이 높으면 잔여임기 동안 개혁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당 교섭단체(20석) 구성으로 20대 국회는 3자 시대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제3 교섭단체가 등장, 여야 극한대치보다 협상이 강조될 수 있다. 반면 협상 주체가 늘어나 입법과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법안을 주고받는 거래의 주체가 둘에서 셋으로 늘면 그만큼 계산도 복잡해진다. 이 때문에 각 당은 입법효율에 대한 국회제도 개혁에 입장이 엇갈릴 수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으면 대통령은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정치에서 빠지게 된다"며 "여기에 국민의당이 3당이 돼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면 19대 국회처럼 꽉 막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한 국회 관계자는 "3당 체제가 어떤 영향을 줄 지 예측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관련기사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