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국회개혁의 시작

  |  4.13 총선을 앞두고 경제민생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필요한 법안을 제때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개혁 공약은 미미하다. 19대 국회 임기 내내 약속했던 과제도 미처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새로운 약속은 얼마나 지킬 수 있을까. 예측가능하고 효율성 높은 국회가 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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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법안 소생술'…무쟁점법안 신속처리제 도입하자

[the300][4.13총선, 국회개혁의 시작]③입법 및 정책기능 강화 방안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12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흰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정국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한 여야는 이날부터 시작하는 임시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심사와 국정원개혁특위 등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할 예정이다. 2013.12.11/뉴스1


 지난해 12월 초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 정무위원회는 소관 80여개 법안들에 대한 합의를 거의 끝낸 상태였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의 '관광진흥법'과 정무위의 '대리점거래공정화법(이하 대리점법)'을 연계하기로 합의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대리점법은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여당 의원들과 맞바꿀 '빅딜카드' 였다. 대리점법이 별도 처리되자 정무위 소속 야당의원들은 여당에 새로운 법안을 추가로 처리해야한다고 주장했고, 여당의원들은 상임위 차원에서 협상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추가로 받아줄 수 없다고 맞섰다. 이 여파로 여야간에 큰 이견이 없었던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과 대부업법 등 민생법안까지 처리가 지연되면서 일부 법안들은 일몰 시한까지 넘겨야 했다.

 

 19대 국회 들어 일반화된 '법안딜'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법안거래는 쟁점 법안들에 쟁점이 없는 민생법안들까지 묶이면서 19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로 불리는 주된 배경이 됐다. 20대 국회가 생산적인 국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런 법안 처리 과정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입법을 통한 국회의 정책의사결정권 강화 추세에 맞춰 정책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인프라 마련 필요성도 제기된다.


◇무쟁점법안 신속처리제도 도입, 상임위 불균형 해소해야 = 5일 국회 등에 따르면 법안 심사와 관련해선 무쟁점 법안 신속처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임위의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위원 간 이견이 없는 법률안(무쟁점법안)을 의결로 지정하면 우선적으로 의사일정에 반영해 상정, 심사하고 전체회의에 심사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다. 또 무쟁점법안임을 명시한 법안은 숙려기간 경과 후 법사위 첫 회의에 상정되도록 했다. 무쟁점 법안을 쟁점법안들과 분리해 신속 처리함으로서 불필요한 경쟁을 방지하고 쟁점법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유도하자는 취지다.

이 방안은 지난 2014년 12월 국회개혁자문위원회에서 제안한 개혁안에 포함됐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채택되지 못했다. 여당은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야당이 쟁점법안을 규정하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쟁점법안에 대한 출구가 마련될 경우 야당의 법안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정책수요와 관계없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 인기 상임위로 국회의원들이 몰리는 현상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체 13개 상임위(겸임상임위 제외) 중 이들 3개 상임위에 전체 국회의원 300명의 3분의 1에 가까운 91명의 의원들이 배치된다. 정책수요면에서 이들 상임위 못지 않은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우 정수가 16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초재선이 선임된다. 국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수요보다 지역구 관리 등 국회의원들의 수요에 맞춰 상임위 정수가 배분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대안으로는 여야가 상임위 구성시 정책 수요에 맞춰 정수를 조정하는 방안과 의원이 선호하는 상임위와 정책수요가 높은 상임위를 겸임하는 복수상임위 제도가 거론된다. 상임위 내 법안소위를 복수화 해 법안 심사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정무위원회만 하더라도 국무총무실,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가보훈처 등 정책수요가 많은 여러 부처의 법안을 하나의 법안소위에서 다루고 있는데 이를 복수로 나눠 법안심사의 밀도와 전문성을 높이고, 성격이 다른 법안들이 함께 발목이 잡히는 현상도 줄이자는 것이다.


◇선진화법 개정, 미래연구원 설립도 과제= 국회에 계류된 선진화법 개정안과 미래연구원법안도 국회의 입법 및 정책 기능 강화 방안에 해당한다. 지난 2012년 19대 국회 말미에 통과된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여지를 국가비상사태나 천재지변, 그리고 여야의 합의가 있을 때로 국한시켜 사실상 야당이 합의를 해주지 않을 경우 여당의 단독 처리가 어렵도록 만들었다. 현재 국회에는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본회의 직권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추가하는 법안(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대표발의), 안건신속처리 제도의 적용 기준을 재적의원 5분의 3에서 과반으로 낮추고, 본회의 처리까지 걸리는 소요기간도 최장 330일에서 최장 75일로 단축하는 내용(정의화 국회의장 대표발의), 권성동안과 정의장안을 합친 법안(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대표발의) 등이 있다. 국회 관계자는 "정의화안이 통과돼 선진화법이 개정되면 법안 처리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무쟁법 법안 신속처리제도라도 도입해서 쟁점 법안에 발이 묶이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적 중장기 과제를 행정부와 별도로 독자적으로 연구할 입법부 싱크탱크 '국회미래연구원'을 설립하는 법안도 국회에 계류돼 있다. 5년 단임제 하에서 대통령이 퇴임하면 기존 국가 전략이 대부분 폐기되는 현실에서 국가의 장기 비전을 연속성있게 연구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관료 중심의 행정부보다 책임성을 중요시하는 국회에 이런 조직을 둬야 선거와 관계없이 중장기 관점에서 국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논리다. 미래연구원법안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정치적 중립성 확보 등에 대한 이론으로 국회운영위를 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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