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국회개혁의 시작

  |  4.13 총선을 앞두고 경제민생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필요한 법안을 제때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개혁 공약은 미미하다. 19대 국회 임기 내내 약속했던 과제도 미처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새로운 약속은 얼마나 지킬 수 있을까. 예측가능하고 효율성 높은 국회가 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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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세비반납 쇼'…의원 보수 제대로 개혁해야

[the300][4.13 총선, 국회개혁의 시작②]19대 국회 퍼포먼스만…법개정은 안해


새누리당 김성태(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예결위 여야 간사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세비 인상 등 예산안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5.11.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거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국회의원의 '세비(歲費)반납' 퍼포먼스가 올해도 등장했다. 총선 단골메뉴지만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세비를 국회가 아닌 외부에서 결정하는 등의 쇄신을 위한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후보자들로부터 공약 이행여부에 따라 1년치 세비를 반납하는 계약서를 쓰도록 독려하고 있다. 후보 자율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목표치는 50명이다.

야권에서는 후보자별로 같은 공약을 내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경기 분당을 후보는 '50% 세비반납'을, 국민의당 이동규 대전 서을 후보는 '세비 전액반납'을 공약으로 내걸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세비반납'같은 1회성 퍼포먼스가 궁극적으로 '일하는 국회'에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19대에서 새누리당은 국회 구성이 지연돼 세비를 반납했는데 "원구성 지연의 원인이 본인들에게 있으면서 세비반납을 면죄부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13년 특위 활동비를 반납한 심재철 위원장은 야당으로부터 민간인 불법사찰특별위원회의를 17개월동안 열지 않은 '특위를 무산시킨 장본인'이라는 공격을 받았다.

세비 문제의 핵심은 자신들의 세비를 스스로 결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국회 운영위원회를 거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세비를 확정하는데 대부분 비공개로 처리하다보니 뒤늦게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지난해 국회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에 따라 3%의 세비를 슬그머니 올렸다가 뒤늦게 언론의 지적이 이어지자 인상을 철회하기도 했다.

현행 국회의원 보수 지급기준에 따르면 의원 1인당 월 평균 1150만원이 지급된다. 월급에 해당하는 일반수당 650만원에 입법활동비 310만원이 덩치가 큰 항목이다. 국회가 열리면 하루당 3만원이 좀 넘는 특별활동비가 따라붙는다. 상여금 명목으로 연 1400만원이 책정돼 있다. 보수 전체로 보면 연간 1억3800만원 정도를 세비로 지원받는 셈이다.

여기에 9000만원 규모의 입법 및 정책개발지원금과 3억원이 훌쩍 넘는 보좌진 보수, 최고 3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는 정치후원금 등이 추가된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높은 보수를 조정해야한다는 여론이 많지만 국회의 개선의지는 약하다. 총선을 앞두고 세비를 축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일 뿐 선거가 끝나면 소홀해지기 일쑤다.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세비 및 처벌규정에 관한 법안인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안'은 모두 15건이 상정됐지만 처리된 안건은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단 1건 뿐이다. 이 마저도 국회의원의 세비와는 무관하다. 보좌직원의 회의 방해시 처벌을 강화한 내용이다.

반면 여야가 당론으로 정한 법안은 임기종료 폐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2년 12월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126명이 발의한 법안은 국회의원 수당을 450만원(30% 삭감)까지 낮추는 안이고, 2013년 11월 새누리당 의원 154명이 발의한 법안은 국회의원이 국가보안법 등으로 구속기소된 경우 의원 및 보좌직원까지 수당 지급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새누리당 안은 무죄추정 원칙에 위배되는 문제로 계류됐고, 민주통합당 안은 논의되지 못했다.

이때문에 학계등에서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특위를 통해 세비등을 결정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회사무처 주도로 외부 전문가를 구성해 국회의원의 세비를 결정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여야 정당은 '세비삭감'만 떠들게 아니라 외부 기구의 세비결정을 수용하겠다는 확약부터 해야한다"고 말했다.

연간 400억원에 이르는 정당보조금의 구조를 개선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현행 정치자금법을 개정해 정당보조금을 줄이고 상임위 전문인력 확보에 비용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자유경제원 기고에서 "정당지원액을 줄이되 그 규모는 정당 자체의 모금액에 매칭시키고, 상임위에 전문인력을 대폭 늘려 보조금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상임위원장 등 직책을 맡은 의원들이나 특위등에 지급되는 연 84억원 규모의 국회 특수활동비도 개선해야 할 세비다.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아 사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자금으로 사용했다고 한 홍준표 경남지사나 자녀유학비로 썼다고 한 신계륜 의원의 발언으로 지난해 국회는 제도개선에 나섰지만 공언에 비해 미미한 결과물만 도출해냈다.

국회 관계자는 "제대로 된 국회를 원한다면 돈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국회의원 스스로 만들어 내도록 압박해야 한다"며 "이에 소홀한 후보들을 투표를 통해 심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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