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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천 파동으로 인해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한 유승민 의원(동구 을)이 25일 오후 대구 동구 불로 시장을 방문해 지역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6.3.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승민 의원이 구심점을 잃은 '비박(비박근혜)' 세력의 기대를 한몸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공천으로 '심리적 분당' 상태에 이른데다가 19대 대선이 다가올수록 새누리당 개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진박 공천에 맞섰던 유 의원의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13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공천은 유 의원을 집요하게 겨냥한 표적공천 성격이 컸다. 유 의원의 공천 여부 결정을 미뤄 탈당을 종용하는 고사작전은 물론 유 의원과 가까운 친유(친유승민)계 의원들을 '괘씸죄'로 '컷오프'해 손발을 잘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지난해 박 대통령이 유 의원을 향해 '배신의 정치'라며 정치적 사망신고를 내렸던 터라 유 의원의 공천탈락과 무소속출마는 박 대통령과의 맞대결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유 의원은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 후 무소속 출마라는 정치적 도박에 내몰렸다. 지역구가 대구인만큼 당선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 박 대통령과 친박계의 뜻이 관철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의외로 싸움이 시작되기도 전에 유 의원이 이기게 된 다소 싱거운 결말을 맞게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노골적으로 유 의원을 탄압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면서 정권 레임덕이 초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새누리당을 국정운영에 전폭 협조할 수 있는 단일대오로 구성하겠다는 의지가 꺾였을 뿐 아니라 오히려 유 의원을 박 대통령과 맞설 수 있는 대권주자로 키웠다는 분석에서다.
여기에 비박(비박근혜)계의 지지를 받았으나 번번이 친박계에 굽혀왔던 김무성 대표의 반란이 가세했다는 점은 여권 권력의 균형추가 급속히 '미래권력'으로 쏠리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유 의원이 총선에서 당선되더라도 새누리당 복당 문제가 남아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박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유 의원의 복당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유 의원의 복당을 두고 새누리당 내 또한 번 친박 대 비박 간 힘겨루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비박계 한 새누리당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의원의 복당과 맞트레이드되면서 유 의원의 복당이 의외로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번 공천내홍으로 타격을 입은 비박계가 유 의원을 중심으로 세력 재편을 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대표가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선두에 서있고 '옥새투쟁'으로 친박계와의 승부에서 힘을 보여줬지만 새누리당의 변화를 이끌 기대주에서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평가가 다수다.
유 의원은 당장은 자신과 가깝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하고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측근 의원들을 적극 지원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25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후보로 등록하면서 대구에서 무소속 출마하는 류성걸·권은희 의원과 동행해 무소속 후보들과의 세력화 의지를 나타냈다.
무소속 후보들이 유 의원의 지원을 업고 당선까지 이르게되면 유 의원은 새누리당의 확실한 차기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9대 국회에서 유 의원이 원내대표에 도전하며 이루고자했던 중도보수 노선에 대한 논의도 다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 의원은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과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성 등을 주장하며 '따뜻한 보수'의 길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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