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에 더민주 '휘청', 당무거부 김종인 "그따위 대접…"

[the300] (종합) 비대위 출구전략 모색, 중진 반대성명…김종인 사퇴 가능성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구기동 자택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자신을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2번에 배치하며 셀프공천 논란을 빚고 있는 김 대표는 이날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 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2016.3.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공천 이슈에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 당 중진들이 비례대표 공천 방침에 반기를 든 데 이어 비대위원회도 비례명부의정 가능성을 논하고 있다. 이에 반발한 김종인 대표는 당무를 거부하고 나섰고, 당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비대위 대표직 사퇴까지 암시했다.

21일 더민주는 국회에서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논란의 출구전략 마련에 나섰다. 더민주 비대위는 전날 밤에도 비대위를 열고 관련 논의를 했으나 뚜렷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비대위에서는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명부 2번 배치와, A·B·C군으로 나뉜 '칸막이' 비례공천에 대한 변화등이 논의됐다. 김 대표를 비명부 후순위에 배치하고, 비례후보 간 '칸막이'를 없애 비례명부 순위를 중앙위 투표에 전적으로 맡기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 비대위원은 "김 대표가 후순위로 가야 한다. 칸막이 조정에 대해 비대위원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김 대표를 설득해야 한다. 어제 김 대표는 100% 비대위의 뜻에 공감하지 못했지만, 우리가 세게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논의는 순조롭게 이뤄지지 못했다. 당 실버위원회 소속이라고 밝힌 노인 약 20명이 비례대표 선임 방침에 항의하기 위해 국회 비대위 대표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소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마침 비대위 대표실에서 열리던 비공개 회의의 진행에도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천만 노인유권자 무시하는 비례대표는 무효다'라고 쓰여진 피켓 등을 들고 고성을 지르며 항의를 이어갔다.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2번 배치, 노인 몫 및 지역안배 고려하지 않은 비례명부 등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비대위원들과의 면담이 이뤄진 이후에야 소동은 진정될 수 있었다.

이금자 더불어민주당 당 노인위원회 위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민주 비대위가 진행 중인 당 대표실을 찾아가 노인위원회 몫의 비례대표가 우선 순위를 받지 못한 것에 격렬하게 항의하던 중 방호직원들에 의해 끌려나오고 있다. 2016.3.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 중진들은 비례대표 선임 절차의 문제점을 꼬집고 나섰다. 이석현·정세균(5선), 박병석·원혜영·추미애(4선), 유인태(3선) 의원은 이날 서면 입장발표를 통해 "비례대표 후보 선정은 당헌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위가 지적한 대로 A·B·C군으로 나눠 비례명부를 작성한 것은 잘못이라는 설명이다.

중진들은 "여러 논란으로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한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당헌에서 명시하고 있는 바대로 소수계층과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정체성 논란을 빚고 있는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오전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데 이어 오후 3시 예정된 중앙위원회에도 불참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당무거부에 들어간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나는 더 이상 정치, 정당에 대해 얘기 안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광화문 개인사무실에서는 "그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비례대표 2번을 스스로 결정한 것에 대해 '노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한 것처럼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독하면 죽어도 못참는다"고 말하면서 "자기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니 그걸 방지하기 위해 비대위를 만들었는데 그게 싫다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다. 비대위가 필요없는데 비대위 대표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밝혀 사퇴 가능성도 열어놨다.

비례대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비대위는 오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명부 확정 여부가 달린 중앙위원회는 오후 5시에 예정돼있다. 당초 계획(오후 3시)보다 늦춰졌다. 중앙위원회 결과에 따라 김 대표의 향후 거취까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대변인은 "비대위 회의에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 계속 논의 중이어서 딱부러지게 말하기 어렵다"며 "중앙위가 미뤄질 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소집은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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