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호남 내전' 지도 나왔다…이정현 수성도 '빨간불'

야권 텃밭인 호남의 선거구 획정 결과 전체 2석이 줄었다. 의석수 감소에 따라 전라북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춘진-최규성, 전라남도에서는 국민의당의 황주홍-김승남 의원이 1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 새누리당의 유일한 호남 현역인 이정현 의원은 자신의 고향 곡성군이 타 선거구로 넘어감에 따라, 수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28일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발표한 4월 총선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호남지역의 경우 광주광역시 8석, 전라북도 10석, 전라남도 10석이다. 지난 제19대 총선 대비 광주의 의석수는 변화가 없지만, 전북과 전남은 각 1석씩 줄었다.

광주의 경우 당초 동구와 인근 남구의 구역조정이 이뤄져 동구남구갑·을 2개 지역구가 마련됐다. 당초 동구의 경우 인구기준 하한선(14만명) 미달 지역으로 분류됐지만 여야 협상과정에서 선거구를 보존키로 합의했던 바 있다. 이에 마련된 동·남을은 동구와 남구 양림동·방림동·사직동·백운동 일대가 합쳐진 지역구이고, 나머지 남구 전체가 동·남갑이 됐다.

광주 동구와 남구 현역의원인 국민의당의 박주선, 장병완 의원은 기존 지역구를 살려 박 의원은 동·남을, 장 의원은 동·남갑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갑에서는 기존 남구 출마 의사를 밝힌 국민의당의 서정성·정진욱·김명진 예비후보가, 동·남을에서는 동구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의 이병훈 예비후보와 오기형 변호사가 나설 것이 유력하다.

이 지역 출마를 고려해온 강운태 전 광주시장의 선택이 관건이다. 강 전 시장은 이번에 동구와 합구돼 동·남을로 편입된 방림동, 양림동쪽에서 지지세가 강하다는 평가다. 한 예비후보는 "강 전 시장이 기존부터 동구쪽(동·남을)을 염두해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가 과거 광주 남구에서 3선을 했던 것을 고려할 때 동·남갑 출마도 배제할 수 없다.

광주에서는 북구갑·을의 경계조정도 이뤄졌다. 기존 북을에 있었던 임동 및 오치동 일대가 북갑 선구로 편입됐다. 북갑은 최근 더민주가 이곳을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할 뜻을 밝혀, 현역 강기정 의원 대신 새로운 얼굴이 출마할 전망이다. 국민의당에서는 김경진 변호사가 유력 도전자다. 북을에는 현역 임내현 국민의당 의원이 버티고 있다.

전라북도의 경우 기존 정읍시, 남원시순창군, 김제시완주군, 진안군무주군장수군임실군, 고창군부안군 5개 지역구가 정읍시고창군, 남원시임실군순창군, 김제시부안군, 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 4개 지역구로 합쳐졌다. 전체적으로 1석 줄었다.

즉 기존 고창·부안 선거구는 없어지면서 고창은 정읍에, 부안은 김제에 합구됐다. 진안·무주·장수·임실에서 임실이 분구돼 남원·순창과 합구됐고, 남은 진안·무주·장수에는 완주가 추가된 셈이다.

없어진 고창·부안의 현역이었던 더민주의 김춘진 의원은 자신의 고향인 부안을 따라 김제·부안에 출마한다. 같은당의 최규성 의원(현 김제·완주)과 승부가 불가피하다. 정읍·고창에는 국민의당 유성엽, 완주·진안·무주·장수와 남원·임실·순창에는 더민주의 박민수·강동원 의원이 기존 지역구를 따라 나설 전망이다.

전주시는 기존 완산구갑·을, 덕진구로 나눠져있던 것을 전주갑·을·병으로 재편한다. 전주갑은 기존 완산갑에 덕진구의 인후3동을 편입하고, 전주병은 남은 덕진구 일대를 포괄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완산을은 전주을로 명칭만 바뀐다.

전라남도의 경우 기존 고흥군보성군, 장흥군강진군영암군, 무안군신안군 3개 지역구가 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 영암군무안군신안군으로 합쳐지며 1석 줄게 됐다. 즉 기존 무안·신안에 영암이 합구돼고, 남은 장흥·강진과 고흥·보성이 합쳐지는 셈이다.

지역구 합구에 따라 현역인 국민의당의 황주홍(현 장흥·강진·영암), 김승남(현 고흥·보성) 의원 간 공천 경쟁이 현실로 다가왔다. 더민주 이윤석 의원이 현역인 영암·무안·신안에는 민주당의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새누리당 비례대표 주영순 의원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에서는 기존 순천시곡성군에서 순천을 단일 선거구로 분구하고, 남은 곡성을 광양시구례군과 합구하는 구역조정도 이뤄졌다. 여수시에서는 기존 여수시을에 속해있던 미평동과 만덕동 일대가 여수시갑으로 이동하는 경계조정이 일어났다.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현역인 이정현 의원(현 순천·곡성)은 자신의 고향인 곡성이 속한 신설 광양·곡성·구례 대신 순천에 출마할 계획이다. 곡성의 지지세만으로는 현 광양·구례 현역인 더민주 우윤근 의원과 승부가 어렵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2014년 7·30 재보선에서 고향 곡성에서 70%대의 몰표를 바탕으로 순천·곡성에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던 바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여타 후보에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표밭인 곡성이 타 지역구로 넘어감에 따라 승부를 장담키 어렵게 됐다. 순천에는 더민주 김광진 의원, 국민의당 구희승 예비후보 등도 출사표를 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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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호남 내전' 지도 나왔다…이정현 수성도 '빨간불'

[the300][권역별 분석-호남] 전북 1석, 전남 1석 감소…현역 간 공천 경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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