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 다시 도마에..."현금지급기" "한국형 통일방안"

[the300]與 총선여론 의식, 맹공 vs 野 반발 속 엇갈림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의 개성공단 조업 중단 공식발표 후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2.10/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1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는 중 벽면에 붙은 김대중 전 대통령 사진이 보이고 있다. 2016.2.11/뉴스1

정부가 개성공단 조업을 전면중단하기로 하면서 과거 김대중(DJ)정부의 햇볕정책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햇볕정책의 결과물인 개성공단이 북한을 재정적으로 지탱,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이어졌다고 여당이 주장하고 야권이 반발하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 보수·진보를 가르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0년 전 햇볕정책을 정치권이 인내하면서 지켜봤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야당도 이번에는 겸허하게 우리의 조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남북경협,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사업 등을 통해 북한으로 들러간 돈이 핵과 미사일 개발 등에 이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낸 김재원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 (DJ의) 햇볕정책을 통한 대북 무상지원이 궁극적으로 대륙간 탄도탄 실험을 하게 한 원인이 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 저희 분석"이라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도 지난 10일 긴급 최고회의에서 개성공단이 북한 김정은정권의 현금지급기(ATM)가 됐다고 지적했다. 햇볕정책을 폐기하고 대북 강경기조로 선회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아니라 그 이전 대북정책이 이런 상황의 배경이란 논리다.

여당의 이런 햇볕정책 비판은 개성공단을 무리하게 폐쇄했다는 국내 반발을 막으려는 여론전으로 보인다. 두달 남은 4.13 총선을 의식, 보수 표심을 결집하고 야권에 논쟁거리를 주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 기업의 철수시 안전우려, 재산피해 등을 앞두고 지나치게 공세적인 여론전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야권이 반발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개성공단의 사실상 폐쇄가 "하책 중에 하책"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북풍(北風) 전략을 씌워서 하는 것 아닌가 의심마저 들게 한다"고 반박했다.

김대중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무소속 박지원 의원도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북에 퍼주기를 해서 북이 핵개발했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북에게 아무런 퍼주기를 하지 않은 이명박정부 5년, 박근혜정부 3년 동안 핵실험을 하고 로켓, 잠수함 미사일을 쏘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했다.

야권은 정부가 대북정책에 무능하다고 반격했다. 이 원내대표는 "북한의 도발은 일종의 기싸움 성격이 짙은데 이런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은 대북정책의 무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남북한 평화를 이어주던 마지막 끈을 놓쳤다"고 평가했다.

개성공단 사업의 주역 중 하나인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페이스북에서 "개성공단은 손에 잡히는 한국형 통일방안"이라며 "박근혜 정권의 개성공단 중단 조치는 무지와 무능의 소산"이라고 지적했다.

단 햇볕정책 논란이 총선을 앞둔 야권에 균열의 키워드가 될 가능성도 보인다. 국민의당은 김종인 더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북한 궤멸' 발언이 햇볕정책을 부인한 것이라고 다른 각도에서 공세에 나섰다.

개성공단 조업중단은 2013년 일시중단 이후 2년 9개월만이고 2004년 시범단지에서 첫 생산을 시작한 뒤 약 12년만이다. 김대중정부인 1999년 정주영 당시 현대 명예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공단 건설에 합의했다. 2000년 합의서 채택, 노무현정부 들어 2004년 시범생산, 2006년엔 본격 가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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