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법 개정 '마중물' 30명 채운 與…국회 교착 지속

[the300]김무성 "망국법, 악법 고치자"-이종걸 "국회가 정권 수하 노릇"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6.01.20 16:30
새누리당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1.12/뉴스1
새누리당이 20일 국회법(국회선진화법)의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 완화를 추진하는 개정법안을 본회의에 올릴 준비를 마치고 시기를 조율 중이다. 상임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직접 법안을 올리는 개정 절차다. 국회법이 정한 합법적인 조치이지만 여당이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사실상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개정 관련 본회의 부의 요건인 의원 30명 서명 관련 "이미 발의 의원수는 채워졌다"고 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이 원하는 법안을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올릴 수 있게 하는 것을 골자로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당 전략기획본부장 권성동 의원 대표발의다. 1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는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보내지 않는 '폐기'를 의결했다. 여기서 국회법 제87조가 동원됐다. 이 조항에 따르면 상임위원회가 폐기한 법안은 이를 본회의에 보고한 날로부터 7일 내에 의원 30명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했다.

새누리당은 상임위의 법안폐기를 보고하는 본회의를 21일이나 28일 개최하자는 입장이다.  원 원내대표는 "본회의는 21일과 28일쯤 했으면 좋겠다 하고 국회의장과 논의한 적 있지만 일정은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일정은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계기로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 노동개혁법과 각종 쟁점법안 협상도 일시중지됐다. 

여당 지도부는 국회법 개정을 위해 손발을 맞춰 움직였다. 당시 운영위엔 원유철 원내대표가 의사봉을 쥐었다. 김무성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선진화법이 망국법이므로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속 의원 서명작업은 권성동 의원,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개정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낙관은 이르다. 선진화법 개정시도가 야당을 자극, 필요한 법안 협상을 오히려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이종걸 더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권의 문제들을 굳이 거론하지 않겠다"면서도 "어제그제 있었던 국회선진화법 (관련 사안)도 다름 아닌 박근혜 정권 차원의 지시와 국회가 그 수하 노릇을 한 행동들"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20일에도 국회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야 합의가 되지 않는 쟁점법안을 가결하려면 위원회 재적 과반보다 많은 3/5가 필요하다는 국회법(국회선진화법)이 야당독재법으로 전락했으므로 개선해야 한다는 이유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18일 운영위가 여당의 일방적 단독 진행의 결과라고 야당이 반발하자 이미 예고한 회의에 야당이 불참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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