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문재인은 왜 김종인 카드를 꺼냈을까

[the300]중도보수 못잡으면 총선 '필패'…절박함 속 파격 영입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김종인 전 의원의 영입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멘토'로,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인 김종인(76) 전 의원을 조기선대위원장에 전격 영입했다. 2016.1.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조기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교사로 불린 김 전 수석을 총선의 중책으로 영입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수석은 2012년 문 대표가 야권 대선후보로 나설 당시 반대편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당시 문 대표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며 고사한 적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때에는 경제개발계획 실무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야권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중도보수적 색채를 띈 경제학자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문 대표가 김 전 수석을 영입한 배경을 두고 당내 지지기반인 호남 당원들의 대거 이탈이 총선구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우클릭 승부수'라는 관측이 많다. 이날까지 더불어민주당에선 호남을 중심으로 현역의원 16명이 당을 떠났다. 중도보수를 잡지 못하면 총선 필패로 이어질 것이란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 정치적 타격을 입은 문 대표에게 외연확대는 '생존'의 시발점이다. 양향자 삼성전자 상무 등 최근 외부인사 영입에 힘을 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도보수층을 끌어안는 길 외에 문 대표가 선택할 카드는 많지 않다. 김 전 수석 영입이라는 깜짝 인사 발탁의 배경이다.

문 대표의 김 전 수석 영입은 당 대표 선출 이후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의 파격을 연상케 한다. 문 대표는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오른 다음날, 첫 공식 일정으로 진보진영 당대표론 처음으로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를 했다.

문 대표의 이런 행동에 당내 일부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대중의 지지는 한 껏 치솟았다. 당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기록하면서 2위 그룹과 현격한 격차를 보이며 고공행진했다.

일각에선 19대 새누리당이 이자스민 의원을 영입한 사건에 견주기도 한다. 그동안 진보진영 선점 이슈였던 '다문화 가정 지원'이 이 의원 영입으로 한순간에 새누리당에 넘어갔다. 정치권에서 인재영입의 상징성은 다른 영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외부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대어를 가져갔다"고 탄식했고, 비판 일색이던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더민주당과 김 전 수석에 덕담을 건넸다.

특히 새누리당 내에선 '인재를 놓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의 출혈이 다른 당에 헌혈이 되고 있다"고 뼈아파했다. 김 전 수석 영입이 중도우파의 표심을 흔들어 놓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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