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20명의 힘'…돈·의제·사람 쥔 교섭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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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구조에서 국회 원내교섭단체가 갖는 힘은 막강하다. 국회의원 20명을 기준으로 갈리는 교섭단체에게 현 제도는 돈, 권력, 사람을 보장해준다. 안철수신당이 의원 20명 확보에 몰두하고, 소수정당이 다당제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교섭단체를 지목하는 이유다.

교섭단체의 힘은 우선 국고보조금에서 나온다. 매 분기마다 정당에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을 비교하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4분기 지급한 국고보조금 98억6000만원 중 새누리당은 48억9842만8430원(49.7%), 더불어민주당(옛새정치민주연합)은 44억3073만8100원(44.9%), 정의당은 5억3126만3470원(5.4%)을 수령했다.

국고보조금 지급 과정을 살펴 보면 교섭단체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먼저 국고보조금의 절반을 떼어 똑같이 지급됐고, 정의당(의원 5명)은 5~19석 보유 정당에 대해선 총액의 5%를 지급한다는 조항을 적용 받았다. 이어 남은 국고보조금은 세 정당이 의석 수에 따라 달리 지급 받았다.

정당 간 국고보조금 편차는 4·13 총선을 앞두고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선거보조금 명목으로 1년치 국고보조금이 추가 지급돼 애초 지급받는 보조금이 클수록 많이 받기 때문이다. 안철수신당에 이를 적용하면, 원내교섭단체 구성 시 88억원 가량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게 되지만 의원 20명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고보조금은 25억원 정도에 그치게 된다.

의제설정권 역시 교섭단체가 거머쥔 권력이다. 교섭단체는 단어 그대로 원내에서 교섭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 각종 법안 처리와 행정부 견제에 적극 나설 수 있다. 지난 해 12월 새해 예산안 처리와 쟁점법안 및 선거구획정안 협상 당시, 정의당 인사를 협상장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은 비교섭단체의 설움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법안 처리 길목을 지키고 있는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 또한 교섭단체의 의제설정권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상임위원장은 새로운 국회가 시작될 때마다 교섭단체 협상에 의거해 배분된다. 국고보조금 배분과 마찬가지로 의석 수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나눠 갖지만 비교섭단체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교섭단체 간 협상에 소수정당이 껴들 틈이 없는 탓이다.

13대 국회에서 상임위원회가 12대 국회보다 4개 증가한 17개로 늘어난 데는 권력 분산을 꺼리는 교섭단체의 '역설'이 작용했다. 13대 국회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집권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고 여소야대 정국이 꾸려졌다. 이에 따라 총 4개의 교섭단체가 구성돼 각 정당들은 자신의 몫을 늘리기 위해 위원회를 추가 신설하게 된 것이다.

인적 자원 지원은 교섭단체의 또 다른 파워를 형성한다. 교섭단체는 국회법에 근거해 정책연구위원을 둘 수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36명, 더불어민주당은 31명의 정책연구위원을 두고 있지만 정의당은 0명이다.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월급을 받는 정책연구위원들은 당직과 정책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교섭단체가 늘어난다면 정책연구위원 정원 67명의 배분 비율은 달라지게 된다. 만약 안철수신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될 경우 국회규칙에 따라 3곳의 교섭단체에 각각 12명씩 우선 배정되고, 의원 수가 50명이 넘는 교섭단체 간 의석 수에 따라 차등 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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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특명: 교섭단체를 구성하라②]국고보조금·의제설정권 등 막간 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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