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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제공 |
북한이 과거와 달리 핵실험 실시 여부를 미국과 중국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아 우리 정보 당국이 제4차 핵실험 초기 감지에 실패했다.
특히 청와대를 비롯 국가정보원, 국방부 등 안보부처가 아닌 비(非) 안보부처인 기상청에서 핵실험 징후를 먼저 확인했다는 점에서 대북정보를 담당하는 정부의 '안보망'에 구멍이 생겼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 첫 '인공지진' 감지...안보 부처 왜 몰랐나?
북한의 핵실험 징후를 처음 포착한 것은 기상청이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함경북도 길주군 북서쪽 43㎞ 지점에서 규모 4.8의 인공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지진파 중 P만 관측된 것과 관련 "인공 지진의 경우 S파 없이 오로지 P파만이 관측이 된다"며 "자연 지진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이는 4.9 규모를 기록했던 3차 핵실험 후 인공지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후 기상청은 국가안보매뉴얼에 따라 청와대에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상청이 인공지진을 감지할 때까지 안보 부처 특히 국정원 조차 북한의 핵실험 실시 동향을 파악하지 못했다는데 있다.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중 핵실험은 정보활동을 통해 징후를 최소 한달 전에는 알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 군 당국의 보고를 무색케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 핵실험 징후를 잡아내지 못한 원인에 대해선 과거 3차 핵실험까지 북한이 미국과 중국에 사전통보를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통보를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 정부도 이들 두 나라로부터 관련 보고를 청취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의핵실험 가능성이 인지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북한이 핵실험 전) 미국과 중국에 (핵실험을 하겠다는) 사전 통보를 했었는데 (이번 핵실험은 사전통보를 했는지) 아직 확인이 안되고 있다"면서 "몇 시간 전이건 30분 전이건 통보를 북한이 해줬는데 지금은 우선 미국과 중국에 사전 통보가 있었는지부터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후 당 긴급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등 우리 정보당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 사전 징후를 포착한지 못한 것과 관련 "1~3차 핵실험때는 하루 전날 미국에 통보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부, 갑작스런 北 도발에 긴급 대응 '잰걸음'
인공지진 감지로 인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처음 제기되자 관계 부처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지하벙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소집해 약 40분간 회의를 주하면서 "이번 핵실험에 대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SC 긴급소집에는 NSC 상임위원장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방부에서는 합동참모본부가 4차 핵실험 진행한 사실을 기상청으로부터 10시 42분에 최초 상황을 접수하고,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등에 상황보고를 전파해 10시 45분께 긴급조치반 소집을 지시했다.
이후 11시10분에는 국방부 위기관리반 소집, 11시40분에는 국방부·합참 통합위기관리 회의 개최, 정오에는 합참이 초기대응반을 소집하고 전군의 경계태세를 격상했다.
12시7분부터 10여분간 이순진 합참의장은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과 한미간 공조 조치를 약속하는 전화통화를 했다.
외교부는 윤병세 장관 주재의 대책 회의에 이어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주재한 긴급대책회의가 열렸다.
임 차관은 이 자리에서 "외교부 차원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외교적 공조방안과 이번 사태를 안보리에서 어떻게 다뤄나갈지 등에 대해 여러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주요국 외교장관과의 접촉은 물론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 등과의 접촉을 통해 공조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 장관은 이날 외교부를 방문한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와 스캐퍼로티 연합사령관과 면담 시간을 갖고, 북한이 주장하는 소위 수소폭탄 실험과 관련한 우리 정부 성명 등 국가안전보장회의 결과와 대통령 언급 내용, 그리고 우리 측의 분석, 평가 및 대응방향 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은 한미 양국 외교 및 국방 당국이 긴밀히 공조를 계속해 나가면서 강력하고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유엔 안보리를 포함한 양자와 다자 차원의 필요한 외교적 조치를 취해 나가는데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의견을 말했고, 미측도 우리 정부의 설명에 사의를 표하면서 지속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공조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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