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정위 '정의장 案' 불발…선거구 '장기표류' 현실화

[the300]여야, 기존 입장 변화없어…선거구 획정위 향후 일정도 못 정해

중앙선거관리위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 김대년 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합의안 도출 실패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헌정 사상 최초로 독립기구로 설치된 획정위는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석수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 끝에 내년 4월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을 선거법에 따른 기한(총선 6개월 전)인 13일까지 국회에 제출하지 못하게 됐다. 2015.10.13/뉴스1
올해 총선의 지역구 획정 전망이 '시계제로'다. 여야간 합의가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 정의화 국회의장의 제안마저 선거구 획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사상초유의 '선거구 공백' 장기화 우려까지 나온다.

3일 국회와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2일) 선거구 획정위가 8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정 의장 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추가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해 선거구 공백 상태를 막기 위한 정 의장의 '특단의 조치' 마저도 사실상 무위가 될 것 상황이다.

정 의장은 1일 0시를 기해 현행 지역구 246석을 토대로 하는 선거구 획정 기준을 획정위에 제안했다. 현행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자치시군구의 분할 기준에 예외를 둬서 헌법재판소가 요구한 인구기준을 맞춰 달라는 주문이다. 특히 선거구가 크게 늘게 될 수도권 지역구 중 최대 3곳의 분구를 막아 이를 농어촌 지역구 유지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정 의장 제안에 맞춰 선거구 획정위는 2일 긴급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획정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마친 후 "수도권에서 분구하지 않을 지역구 3곳과 이를 통해서 살릴 농어촌 지역구 3곳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추후 일정도 잡지 못해 회의 재개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이날 획정위의 합의 불발에 대해서 정치권에서는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다. 획정위 구성 자체가 사실상 여야 동수로 이뤄져 있어 위원들의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획정위 특성상 여야 합의 없는 안이 통과될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0월에도 획정위는 지역구 의석을 일부 늘리는 안을 놓고 합의에 나섰지만 최종적으로 획정불가 선언을 했던 것도 이런 의사결정 구조 때문이었다는 평가다.

획정위 논의를 포함해 현행 공직선거법상 여야가 합의하지 않고서는 선거구가 획정되기 어렵다. 획정안이 국회로 넘어오더라도 소관 상임위원회인 안전행정위원회 의결, 본회의 표결까지 곳곳에서 여야가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것이 선거구 획정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새누리당은 여전히 지역구 253석을 늘리는 것 외에 비례대표 선출 방식 변경은 받아들일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일 "농촌선거구가 너무 많이 줄기 때문에 (정 의장 안은)옳지 못하다. 여야가 잠정 합의한 지역구 253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같은 날 "국회의장이 선거구 획정안을 직권 상정하는 건 정말 피해야 할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여야가 더 노력해 반드시 여야 합의로 선거구 획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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