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법안 직권상정 내몰린 정의화, 새누리당과 결별할까

[the300]靑vs정의화, 극한 대립 가능성에 의장직 사퇴 가능성까지 가정

정의화 국회의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여야 중진의원들과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박병석, 정세균, 문희상 의원, 정 의장, 새누리당 서청원, 이병석, 심재철, 정병국 의원. 2015.12.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두고 청와대와 국회의장 간 사상 초유의 힘겨루기가 펼쳐질 공산이 커졌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사퇴 가능성까지 대두되며 정국 파장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모습이다.

3일 새누리당과 국회 등에 따르면 정의화 의장의 선거구 획정 직권상정이 가시화된 가운데 새누리당이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는 경제활성법을 비롯해 노동개혁법안을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청와대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마지막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정 의장이 여야 당대표를 불러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막판 중재에 나섰으나 무산된 것도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쟁점법안 우선 처리를 요구하는 청와대의 뜻을 전달받고 국회의장의 선거구 획정 중재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선거구 획정이 오는 8일 종료되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하는 사안인만큼 이를 지렛대 삼아 쟁점법안에 대한 정 의장의 직권상정을 강하게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 내부에서는 정 의장이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청와대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게 될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 의장은 앞서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은 위법이라며 "직권상정을 하면 성(姓)을 간다"고까지 공언한 바 있다.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에 대한 여야 중재가 무산된 지난 본회의를 마친 후에도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을 연계처리하려는 새누리당 방침에 대해 "정의화라는 사람은 원칙이 바뀌지 않는 사람"이라며 불가 방침을 거듭 밝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 역시 정 의장이 자신이 밝힌 방침을 바꾸는 일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정 의장이 국회의장직을 사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쟁점법안 직권상정 불가에 대한 정 의장의 소신이 확고하다해도 새누리당 출신으로 의장직에 선출된 이상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거스르는 것이 쉽지 않다. 4월 총선까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구 획정을 언제까지 미루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정 의장이 사퇴한 후 정갑윤 국회 부의장이 대행해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해 처리하는 수순으로 나아갈 것까지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쟁점법안 처리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가 워낙 완강해 이에 대해 저항하지 못하면서도 쟁점법안 직권상정과 그에 따른 정 의장 사퇴 가능성이 가져올 후폭풍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삼권분립 훼손이라며 청와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은 데다가 국회의장으로서 청와대 압박에 맞서 온 정 의장의 정치적 위상이 올라간 상황이라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더욱이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안철수 신당' 등 중도보수층의 분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자칫 새누리당에 큰 타격을 주는 악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박(비 박근혜)계 한 새누리당 의원은 "만일의 경우 정 의장이 사퇴한 후 '안철수 신당'으로 가면 어떻게 하느냐는 가정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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