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지역구 일정 때문에 못 간다고 전해라

[the300]

23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장에서 박주선 위원장이 새누리당 신성범,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간사와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전체회의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지난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장에선 의원들이 모이지 않아 법안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교문위는 이날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개정 고등교육법, 이른바 '시간강사법' 시행을 2년 재유예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의 법안 통과를 위해선 법제사법위원회 숙려 기간(5일) 등을 고려해 개정안은 이날까지 교문위를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교문위원들의 계획은 이날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법안 상정 후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하기 위한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부터 불안한 기운이 감지된 것이다. 교문위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었지만 의원들의 지각으로 20여분 늦게 개의했다.

당시 교문위에는 박주선 교문위원장을 포함해 새누리당 신성범·김회선·박인숙·유재중 의원 등 4명,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도종환·박홍근·배재정·설훈·유기홍·유은혜·윤관석·조정식 의원 등 9명, 정의당 정진후 의원 등 15명이 참석해있었다. 정원이 30명인 교문위는 의결정족수가 16명 이상이다.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개의가 지연되자 교문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새정치연합 의원은 "여당만 지역일정이 있나"라며 "야당은 (지역일정이) 없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과 새정치연합 유인태 의원이 10시20분 입장하자 교문위 회의장에 박수가 나오는 기이한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회의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전체회의 정회 후 개의된 법안소위에서 순조롭게 법안심사가 완료된 것이다.

이에 교문위는 오전 11시40분 전체회의를 속개해 오전 중 법안 의결을 마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체회의는 13명만이 참석해 또 한 번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열리지 못했다. 새누리당에선 신성범·김회선·박인숙·박창식·이종훈 의원 등 5명만 참석해있었다.

정부여당이 처리를 주장한 시간강사법 재유예안이었던만큼 교문위 여당간사인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직접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가며 회의 참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의 참석에 불참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화기가 꺼져있거나 오찬 약속, 지역구 행사 등을 이유로 회의에 갈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자 박주선 교문위원장은 "이래서 국회가 욕을 먹는 것"이라고 했고, 유인태 새정치연합 의원도 새누리당을 향해 "집권당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결국 여야는 이날 오후 4시로 전체회의 속개 시간을 연기했다. 그러나 오후 4시 전체회의도 순탄치 않았다. 예정보다 20분 늦은 오후 4시20분 전체회의를 속개했지만 전체회의는 18분 만에 정회됐다. 법안 제안설명 등을 마쳤지만 여전히 의결정족수에서 한 명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30여분 뒤 의결정족수를 채운 교문위는 가까스로 회의를 속개해 법안을 처리할 수 있었다. (☞관련기사 : 교문위, 시간강사법 재유예안·문학진흥법 등 처리)

이날 교문위 상황을 두고선 총선을 앞둔 국회의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총선이 4개월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의원들이 지역 일정 소화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국회 일정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원들이 지역구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이영 교육부 차관,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교육부 및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수십여 명은 이날 국회에서 대기하느라 하루를 통으로 날려야 했다.

이와 관련, 박주선 교문위원장은 회의를 마치며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는 수행하지 않으면서 지역활동를 하는 게 앞 뒤에 맞는 것인지 깊이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며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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