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해도 상임위원장은 계속?…野 혼돈의 파장

[the300][김성휘의 PQ]박주선·김동철 탈당…"물러나야"-"선출된 것"

편집자주  |  정치를 읽는 데엔 지능지수(IQ), 감성지수(EQ) 말고도 PQ(Political Quotient)가 필요합니다. P와 Q는 컴퓨터 알파벳 자판 양끝에 가장 멀리 떨어져 있지요. 좌우 양끝 사이 어디쯤에 최적의 '정치 지수(PQ)'가 있는지 답을 찾아봅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의원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황주홍, 문병호, 안철수, 김동철, 유성엽 의원. 2015.12.21/뉴스1
새정치민주연합 탈당파의 국회 상임위원장직 유지를 놓고 국회에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탈당이 해임이나 사퇴사유가 아니지만 정당 소속으로 상임위원장이 됐다면 탈당시 거취를 정리하는 게 순리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국회엔 인사청문특위처럼 특정시기에 활동하는 곳을 제외하고 상임위원회 16곳이 가동중이다. 특별위원회지만 상시 설치된 예산결산·윤리특위를 합하면 18곳이다. 국회법 제41조에 따라 상임위원장은 교섭단체에서 맡는다.

25일 현재 이 가운데 2곳의 위원장이 무소속인 이례적 상황이다. 박주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9월, 김동철 국토교통위원장이 지난 20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다.

당적 변경시 국회 상임위원장직도 영향을 받는지는 해묵은 논란이다. 법적으로 해임이나 사퇴의무는 없다. 여야는 본회의 투표로 위원장을 최종 선출한다는 절차에 의미를 둔다. 당적이 바뀌었다고 사퇴를 당연시할 수 없는 정당성(legitimacy)이 있다는 것이다. 

사임하려면 본회의 동의가 필요하고 국회 회기가 아닐 땐 국회의장이 허가하면 된다. 정치자금 수수로 구속된 박기춘 새정치연합 의원이 국토교통위원장에서 물러나는 데도 당이 설득하고 본인이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가 필요했다.

그러나 탈당시 상임위원장을 물러나거나, 유지한다면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무소속이거나 교섭단체에 못미치는 정당 소속이었다면 상임위원장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 논란도 불거진다. 상임위원장·특별위원장은 매달 업무비(특수활동비) 600만-700만원 안팎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의 직책수당 성격으로 받는 돈도 매월 200만원 가량 된다.

제대로만 쓴다면 정당한 업무비용을 뭐라 할 수 없다. 전부 상임위원장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당 소속으로 그 지위에 오른 뒤 탈당해도 직책을 유지하는 데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된다.

김동철 위원장은 20일 탈당, 21일 안철수 의원의 신당창당 선언에 참석한 뒤 22일부터 25일까지 무소속 신분으로 해외출장을 혼자 떠났다. 당초 동행하려던 야당 의원들도 더이상 '식구'가 아닌 무소속 위원장과 함께 하는 게 부담스러워 일정을 취소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19대국회 후반기에 1년간 산업통상자원위원장도 지냈다.

요컨대 위원회의 사정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 탈당했다면 상임위원장을 유지하는 게 과연 적절한가. 당적 변경시 상임위원장직에 대한 국회법 규정을 손볼 필요도 있겠다.
박주선 통합신당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 추진위 2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12.10/뉴스1

신당파에선 "상임위원장을 당이 임명했다기보다 본회의에서 여야가 함께 선출하는 것이라 당적과 사퇴가 직접 연결되진 않는다"고 설명한다.

반면 새정치연합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탈당했으니 물러나겠다고 하는 게 도의적으로 맞다"고 했다. 이들에게 사퇴요구를 하지 않는 데에는 "탈당했으니 상임위원장 그만두라 하면 얼마나 볼썽사나운 일이겠나"라고 했다.

탈당이 국회 활동에 영향을 주는 일은 또 있다. 안철수 의원 측 문병호 의원이 탈당, 국회 정보위원회 정수 문제가 여야 논란이 되면서 테러방지법 논의가 꼬였다.

국회법상 정보위는 특수성을 감안, 반드시 교섭단체 소속인 12명으로 정원을 정했다. 6대 6이던 여야 비율은 문 의원 탈당으로 6대 5가 된 데다 연쇄탈당으로 국회 내 새정치연합 의석비율이 줄었다. 이에 7대5가 돼야 한다는 게 새누리당 주장이다.

새정치연합은 관행상 정보위는 여야 동수로 해왔고 극히 민감한 테러방지법을 다루는 중에 정수를 바꾸는 것은 무리수라고 반발했다. 여야가 충돌하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절충안으로 6대5 현상유지를 고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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