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박차고 나간 정의화…"이럴 시간에 야당하고 협의해라"

[the300]與, 쟁점법안 직권상정 재차 요구

정의화 국회의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현 경제상황을 국가비상사태로 볼 수 없다"며 청와대의 쟁점법안 직권상정 요청을 거부했다. 반면 선거구 획정에 대해선 여야 합의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연말연시에 심사기일을 정하겠다"며 직권상정 의지를 밝혔다. 2015.12.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 의장 친정인 새누리당 사이가 직권상정을 놓고 점점 벌어지고 있다. 선거구획정안과 쟁점법안의 처리 방식을 놓고 양 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 의장 탄핵' 같은 극단적인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이에 정 의장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16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5분 만에 마친 정 의장-여당 원내지도부 면담은 양 측 갈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날 새누리당의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경제활성화법 등 주요법안 심사기일 지정 촉구 결의문'을 들고 정 의장을 찾았다. 여당 원내지도부는 여야가 정기국회 내에 합의 처리키로 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에 대한 직권상정을 정 의장에게 요청했다.

이들이 의장실에 들어간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정 의장은 화가 난 채로 의장실을 먼저 나왔다. 여당에서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거듭 압박하자 이는 직권상정 요건이 되지 않는다며 여당 원내지도부를 의장실에 둔 채 빠져 나온 것이다. 정 의장은 여당 원내지도부를 향해 "이럴 시간에 야당과 합의하려고 노력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특정 안건의 심사기간(직권상정)을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천재지변의 경우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를 충족할 때 가능하다. 여당은 이를 근거로 현재 우리 경제가 '국가비상사태'에 준한다며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 의장은 여당 논리가 부실하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경제활성화법 등 주요법안의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소속 의원 157명 명의의 결의문을 전달하기 위해 국회의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5.12.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 의장과 새누리당의 불화는 지난 2일 여야가 합의한 쟁점법안 처리가 속도를 내지 못하자 커졌다. 새누리당은 쟁점법안 5개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까지 처리가 되지 않자 정 의장에 대해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본격 제기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선거구획정안을 제외한 나머지 쟁점법안에 대해선 직권상정이 어렵다고 못 박았다. 평소 의회주의자임을 강조하는 정 의장에게 직권상정 재발동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장은 2일 열린 본회의를 앞두고 '정의화가 정의화를 설득하지 못했다'며 '관광진흥법' 등 5개 법안의 직권상정은 피하려고 했지만 결국 직권상정한 바 있다. 

정 의장과 새누리당이 직권상정을 놓고 대립하자 여당 내에선 옛 동지였던 정 의장에 대한 서운함과 비판이 분출됐다. 14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대표적이다. 의총에서 조원진 원내수석은 "(정 의장의 직권상정 거부는)직무유기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의총에선 '정 의장 해임건의안 제출'·'의장실 점거' 등 강도 높은 제안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쟁점법안 직권상정은) 상식에 맞지 않는 거다. 의장을 압박하는 수단이고 그것으로 인해 국민들이 오도할까봐 걱정이다"며 "(여당 의원들의 '직무유기 발언'은) 참기 어려운 불쾌감을 갖고 있다. 그것은 부적절한 표현이다"라고 못마땅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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