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배우 없는 서비스산업법 '퍼포먼스'…與의원들 '민망'

[the300]새누리당, 기재위 단독소집…13명 재적의원 중 7명 출석으로 개회 못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12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15일 오전 열리기로 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는 애초 '퍼포먼스' 성격이 강했다. 전날 여당의 요구로 갑작스레 소집됐다. 안건도 미정인 상태로, 의결할 안건도 제안설명할 법안도 없으니 당연히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하 기재부 공무원들도 참석할 이유가 없었다.

야당 의원들이 불참할 것도 이미 예견된 일이다. 여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회의에, 그것도 의도가 뻔히 보이는 자리에 순순히 참석할만큼 속없는 야당의원들은 없을 것이다.

결국 이날 여당의 목표는 단 하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의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청와대에서는 연일 '경제활성화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를 항해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한다"며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 여당으로서는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준 뒤 법안처리 지연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었을 것이다.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텅 빈 야당 자리를 비춰가며, 법안처리에 협조하지 않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여당 의원들이 한 마디씩 성토를 하는 게 이날의 '큰 그림'이었다. 이를 위해 여당은 이미 불출마를 선언하고 회의에 자주 나오지 않는 이한구 의원 대신 국방위 소속이자 원내부대표인 홍철호 의원을 사보임하는 열의까지 보였다. 

하지만 회의 예정시간인 10시, 기재위 전체회의실인 본청 430호 앞은 썰렁했다. 20분~30분은 기본으로 늦는 '의원타임'을 감안해도 회의할 준비는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도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전 11시까지 한 시간을 기다렸지만 회의장을 찾은 의원들은 정 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을 비롯해 김광림, 나성린, 류성걸, 박맹우, 이만우, 조명철, 정문헌 의원 뿐. 그나마 김광림, 나성린 의원은 초반 회의장에 도착했다가 '무산' 분위기를 직감하고 자리를 떴다. 박맹우 의원은 지역구인 울산에서 올라오느라 느지막히 회의장을 찾았다. 이미 회의 개최가 물건너가고 있던 시점이다.

국회법상 위원회는 재적위원 5분의1 출석이면 개회할 수 있다. 25명 재적인 기재위는 5명 이상만 출석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그동안 관례적으로 의결정족수인 과반, 즉 13명은 되어야 개최해왔다는 게 행정실의 설명이다.

현재 기재위 여당 의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총 13명이다. 전원 참석했더라면 여당의 '세'를 과시하고 당초 의도했던 성토대회도 성공리에 끝내며 야당을 압박했을 것이다. 그러나 남아있었던 건 7명이었다. 

정희수 위원장과 강석훈 의원이 발을 동동 굴렀지만 11시 10분쯤 나머지 의원들도 자리를 떴다. 민망한 수준이란 생각이 들었는지 여당은 반쪽도 아닌 '반의 반쪽' 개회까지는 차마 하지 못했다. 공연무대는 다 마련해놓고도 출연진이 다 오지 않아 막을 올리지 못한 격이다. 

이날 여당은 상임위 차원의 '직권상정'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전 기자들과 만나 "'원샷법' 제외하고 우리당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쟁점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위의 경우 현재 경제재정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법을 위원장 직권으로 전체회의에 의결안건으로 상정하고, 여당 단독으로 처리한다는 것. 여당이 사보임을 통해 재적의원수 13명을 맞춰놓은 것도 이를 염두해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꼼수'라면 꼼수인 이 계획도 전체회의 불발로 수포로 돌아갔다. '경제활성화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청와대에서 관련자들 공천을 안준다고 했다더라'는 소문까지 나돌만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이날, 여당은 야당을 압박할 '단결력'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야당의원들의 항의를 전달하러 온 야당간사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회의장 분위기를 보고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여당 의원들도 별로 안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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