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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시 오브 클랜'이 핀란드서 나온 이유

[the300][노인을 위한 나라? ‘세대상생'의 길로⑩] 獨 '근로시간 단축'으로 청년들과 일자리 나누기

해당 기사는 2015-12-02 탐사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7%(독일) vs 49%(그리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가 최근 발표한 9월 청년 실업률이다. 유로존 평균 청년 실업률(22%)과 비교할 때 독일은 3분의 1에 불과한 반면 그리스는 2배 이상에 달했다. 청년세대의 고통을 기성세대가 분담했는지 여부가 이 같은 차이를 낳았다.

◇ '근로시간 단축'의 기적

'저주받은 세대'로 불릴 정도로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세대와 상대적으로 기득권을 누리는 노인 등 기성세대의 '세대간 불평등'은 대부분의 선진국이 직면한 과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청년 실업률은 약 8%였다. 그러나 한국경제연구원이 추정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약 22%에 달했다. 그럼에도 올해 청년 1인당 일자리 지원 예산은 노인 1인당 복지 예산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세대간 불평등'에 대한 대응은 나라별로 천차만별이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그리스다. 청년 실업 문제는 외면한 채 연금으로 노인들의 배만 불려주다 끝내 국가 전체가 파탄에 빠진 경우다.

2009년 시작된 그리스 재정위기는 노후연금에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으면서도 세금의 원천인 일자리 창출은 등한시한 결과다. 이는 다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여력 상실과 그에 따른 취업난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다른 남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반면 '세대 간 상생'을 통해 재정위기를 이겨내고 청년 취업난까지 해결한 나라도 있다. 독일이 대표적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닥친 2009년 독일은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 차원에서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폈다. 근로자와 기업이 합의해 근로시간과 임금을 절반으로 줄이면 정부가 임금의 최대 30%를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근로자 입장에선 일은 절반만 하고 임금은 기존의 80%를 받는 셈이다. 기업 입장에선 임금을 절반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근로자를 해고할 필요가 없었다. 해고를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내거는 우리나라 등 다른 나라들의 구조조정 관행과는 상반된다. 독일 최대 가전업체인 지멘스도 근로시간 단축 프로그램에 참여해 해고 없이 경영위기를 넘겼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독일은 2009년 경제성장률이 -4.7%로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실업률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 더 나아가 이 '일자리 나누기' 정책은 독일을 '일자리 부족' 국가에서 '일손 부족' 국가로 바꿔놨다. 2011년 4월 독일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노동부 장관은 "독일은 50만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독일이 장기침체에 짓눌린 유로존에서 이례적으로 7%대 청년 실업률을 유지하는 이유다.


◇ '클래시오브클랜'의 탄생

핀란드는 창업에서 청년 실업의 돌파구를 찾았다. 핀란드 경제를 사실상 떠받치던 노키아의 몰락이 전화위복이 됐다.

한때 전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다 아이폰 등에 밀려 추락하던 노키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결정타를 맞았다. 노키아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무려 1만명의 근로자를 해고하자 노키아 취업을 준비하던 엘리트 공대생들은 충격에 빠졌다. 자구책으로 창업을 택한 핀란드 명문 알토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면서 '알토 기업가 사회'라는 모임이 만들어졌다.

모임이 커지자 '앵그리버드'로 알려진 게임 개발사 로비오의 임원 등도 창업 코치가 되겠다고 나섰다. 불과 2년 뒤 이 모임은 '벤처 차고'(Venture Garage)라는 북유럽 최고의 벤처센터가 됐다. 이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사우나' 등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들이 생겨나면서 핀란드에 창업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에 고무된 노키아는 자신들이 해고한 근로자들에게 1인당 2만5000유로(약 3000만원)의 창업 자금과 창업 훈련을 지원하는 '브릿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노키아 출신들이 벤처로 대거 몰려든 배경이다.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을 평정한 핀란드의 게임개발사 슈퍼셀이 대표적으로 노키아 출신들이 주축이 된 회사다. 슈퍼셀은 노키아의 옛 연구센터를 본사로 쓰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슈퍼셀을 두고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게임 개발사"라고 평가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신흥강자로 부상한 욜라도 노키아 출신들이 만든 회사다. 

대학생들이 학비 부담이나 학자금 대출에 대한 걱정없이 창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도 핀란드의 창업 열풍에 한몫했다. 핀란드 정부는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주는 것은 물론 한달에 최고 500유로(약 60만원)의 생활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 '청년정당'의 반격

노인들을 위한 '연금 포퓰리즘'으로 재정파탄에 직면한 남유럽에선 청년들의 '정치세력화'라는 새로운 실험이 벌어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청년층을 결집해 창당한 '5성운동'이 2013년 2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제3당으로 부상했다. 당시 창당한 지 불과 4년도 안 된 5성운동이 차지한 의석은 상·하원에서 각각 25%에 달했다.

5성운동의 주요 공약은 △모든 청년에 태블릿PC 무상제공 △전 국민에 인터넷서비스 무료제공 △전 국민에 월 1000유로(약 120만원)의 기초소득 제공 등으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을 주로 겨냥했다. 5성운동의 지지자 대부분이 20∼30대 청년층인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5성운동이 또 다른 포퓰리즘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5성운동은 약 2000조원에 달하는 이탈리아의 국가부채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자는 주장도 펴고 있다.

스페인에선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뜻의 대안정당 뽀데모스(Podemos)가 청년들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드리드종합대학교의 젊은 교수 빠블로 이글레시아스 뚜리온이 이끄는 뽀데모스는 창당 2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5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그해 11월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파이스'의 설문조사에선 집권 중도우파인 국민당(PP)과 제1야당인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을 제치고 단숨에 정당 지지율 1위(27%)에 올라섰다. 당원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난해 8월 10만명에서 지난 2월 35만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좌파성향의 뽀데모스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기초소득 보장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기업의 조세회피에 대한 징벌적 조치, FTA(자유무역협정) 철회 등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뽀데모스의 공약에 대해 "구체적인 재원조달 계획이 결여된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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