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민생' 무기로 '불통' 정국 돌파 시도

[the300]확정고시 직후 고위당정청·노동개혁토론회 등 분위기 전환

이하늘 남영희 기자 | 입력 : 2015.11.04 16:17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뉴스1
3일 국정교과서 확정고시로 국회 일정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새누리당이 '민생'을 명분으로 장외투쟁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을 압박하고 있다. 교과서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국회는 민생·입법에 책임을 지자는 주장이다.

4일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5대노동개혁입법' 토론회를 열고, 노동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모두 참석해 노동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토론회에 참석했다. 확정고시 이후 교과서에 대한 발언도 크게 줄었다. 한달 여 교과서에 '올인'했던 것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 3일 새누리당은 확정고시 직후 황교안 국무총리,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고위 당·정·청 회동을 진행했다. 5일에는 금융개혁 관련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민생 현안과 관련 있는 주요 행사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이날 김 대표는 "확정고시에 대해 헌법소위 및 법안발의로 대응하겠다" 는 문재인 새정치연합의 담화 내용에 대해 "헌법소원을 하든지 법을 제출하든 할 것 다하시고 어서 국회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과서 국정화 공방보다는 민생을 위한 국회 입법 및 예산안 처리가 더 시급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

원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야당이 절박한 청년 일자리와 민생경제 등 산적한 현안을 무참히 팽개쳤다"며 "야당에게 함께하자고 호소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예결위 및 본회의를)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문 대표의 담화에 대응을 하기 위해 급작스럽게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의 교과서 파상공세를 민생·경제를 내세워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날 새누리당의 아침회의에서 주요 인사들은 민생과 경제를 중심으로 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김 대표는 "노동개혁을 중심으로 한 4대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시급하다"며 "노사정 대타협을 두고 야당과 일부 노동계가 노동개악이라고 흠집내기로 일관하면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 역시 "KDI에 따르면 서비스발전기본법이 처리되면 2030년까지 69만 일자리 창출효과 기대되고, 국제의료산업진흥법 등 경제법안들 역시 총 82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야당의 농성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없고, 피켓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최근의 수출 부진 타개를 위한 한·중 FTA 조속비준을 촉구했고, 이인제 최고위원은 쌀 재고량 증가와 이에 따른 쌀값하락을 우려하며,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등 해결방안을 제안키도 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확정고시 이후 당의 행보는 새정치연합이 역사교과서에 '올인'한다면, 새누리당은 여당으로서 민생과 경제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정교과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지만 국회일정 중단으로 시급한 안건 처리가 미뤄지면 야당도 역풍을 맞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야당 인사는 "교과서 국정화는 현행 제도상 행정부 권한인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너무 강해 여야 간 협상과 타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야당으로서 국민 다수의 국정교과서 반대 목소리를 뒤로 하고 성과없이 국회에 복귀하하는 것도 부담이 되지만 예산안을 비롯한 산적한 현안을 마냥 뒤로 미룰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목록

최신뉴스

전체기사보기

베스트클릭

  1. 1연금개혁 두고 격론..."기금 고갈 안돼" vs "미래세대 부담 줄여야"
  2. 2낙선 후유증 앓는 21대 국회…마지막 과제 '연금개혁' 매듭지을까
  3. 3'175석' 민주당, 국회의장+법사위원장 요구…원구성 난항 예고
  4. 4[기자수첩]"정치학 전공인데 투표 안 했다"는 30대, 왜?
  5. 5[속보] '이란-이스라엘' 확전 위기…외교부 "우리 국민 피해 없어"
  6. 6외교부, 이란-이스라엘 사태 대책반 가동…"국민 500여명 피해 無"
  7. 7"제1 적대국" "주적" 북한 말폭탄…'중동 위기' 남의 일 아닌 이유
  8. 8'태풍이 된 남자' 조국 현상의 3가지 이유
  9. 9"군대 가기 싫어" 여친도 도왔다…적발된 169명 수법 보니
  10. 10'대북 강경파' 美 유엔대사 방한...외교·국방장관 만나 대북제재 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