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시정연설', 여야 극한대립 가속화…예산·법안 '발목'

[the300]"국정교과서 추진" 강한 어조…野 피켓·침묵시위로 반발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면서 여야 대치국면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야당은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비밀 TF(태스크포스)를 문제 삼으며 정부와 여당을 향해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계기로 청년일자리 창출와 경제활성화 법안 등 민생현안 처리에 목소리를 높이며 야당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당장 야당은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대규모 장외 여론전에 돌입한다. 특히 국사교과서 논란을 총선 핵심쟁점 으로 이슈화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연말까지 '극한 대립'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새정치연합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예산안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가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국정교과서 관련 자료 제출 및 공청회(청문회) 개최 없이는 예산심사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업을 예비비로 우회 추진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맞서 교육부 기본경비 대폭 삭감에 나선다. 내년도 8891억원으로 책정된 특수활동비 역시 대폭 삭감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친일독재 미화, 민주주의 후퇴에 검찰과 국정원의 특수활동비가 사용되고 있다"며 "특수활동비 전면공개를 시작으로 해서 특수활동비를 뿌리뽑겠다"고 말했다.

'박근혜표 예산'에 대한 대대적인 칼질을 예고해 여당과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야당은 △새마을운동·창조경제·문화융성 등 소위 박근혜 대통령 관심 예산 △국정교과서 예산 등 반민주·사회갈등 조장 예산 △유명무실 '(정부)위원회' 예산 등 총 8조원을 삭감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당장 5자회동에서 박 대통령이 간곡히 요청했다는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과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 그리고 한중FTA 비준 동의 안 등의 처리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경우 청와대와 여당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법안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역시 정부 여당은 이들 법안이 민생·경제 문제 해결과 직결된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야당은 민생과 무관한 대기업 특혜 법안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말씀대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국정화 계획을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대통령의 현실인식도 어려운 경제현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당장 예산과 법안과 관련해 여야 입장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로 인해 교과서 갈등 역시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 역시 야당을 설득할 뾰쪽한 수가 없다. 오히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옹호하면서 '3+3' 회동을 포함한 여야 합의를 위한 '장' 마련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오늘 대통령 말씀이 꼭 실현되도록 당에서 적극 뒷받침하겠다. 내용도 좋고, 모든 면에 대해 우리가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역사 교과서와 관련해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역사교육의 정상화가 왜 필요한지를 아주 진정성을 담아 국민들에게 잘 설명된 연설"이라고 말했다.

이장우 당 대변인은 야당의 태도를 문제삼아 공격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피켓시위와 침묵시위는 국회의 품위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후진적인 행위"라며 "야당이 오늘 저녁 장외투쟁에 나선다는데 구시대적인 투쟁수단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시정연설 본회의에 참석한 여당 의원은 "연설 도중 교과서 문제를 언급하는 박 대통령의 눈빛과 목소리, 몸짓 등이 더욱 강력해졌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정 교과서 추진을 역설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해 여당이 양보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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