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터뷰]유승민 "개혁파 최대한 살아남아야 새누리 희망"

[the300]"총선 끝나면 새누리당 새 노선 욕구 분출할 것"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 중인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사진=유진수 작가

-인물 중심의 계파 시대 끝나간다, 3·4선도 새로운 길 뜻 가진 의원들 많아
-역사교과서, 친일 종북 모두 부정해야 균형, 다양한 의견과 주장 인정해야
-대통령 시정연설에는 "노코멘트"
-'KY연대'는 이상한 시각…김무성대표와 정책노선 많이 달라, 당내 경쟁 가능성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다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새누리당의 '균형점'이 한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이 역설적으로 그의 목소리를 이끌어내고 있는 건지 모른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대구에서 "새누리당에서 살아남아 새누리당을 변화시키겠다"며 '새로운 보수개혁'의 기치를 재차 들어올린 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도 '다른 길'을 선언했다. 내년 총선에서 개혁적 성향의 새누리당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유 전 원내대표는 27일 머니투데이 the300과 만나 "수도권에도 초·재선 뿐 아니라 3선과 4선 (국회의원) 중에서도 새누리당의 새로운 길을 같이 모색하자는 뜻을 가진 분들이 제법 있다"면서 새누리당을 함께 변화시킬 당내 우군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지금 공천을 앞두고 민감한 시점이라서 각자 자신의 정치 소신으로 이야기를 다 못하는 상황인 것은 이해는 되는데 저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또 총선 후 1년 8개월이 지나면 대선이니까 총선 끝나고 나면 더더욱 새누리당에서 새로운 노선이나 그에 관한 욕구나 토론이 상당히 분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 (수도권이나 영남 지역의) 개혁적 성향의 소장파와 중진들이 이번 총선에서 최대한 살아남아서, 승리해서 20대 국회에 들어와야지 새누리당에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청와대발(發) '대구 물갈이설'이 회자됐을 때 대구 지역 초선의원들이 자신 때문에 공천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7일 대구 계산성당에서는 대구가 보수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호소하고 이번엔 지역을 초월해 개혁보수파의 총선 승리를 앞장서 외치고 있다. 대구와 공천전쟁을 뛰어넘어 메시지를 점점 키우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에서 당 지도부가 외면하고 있는 서울·수도권 지역 여론을 유 전 원내대표가 대신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는 역사 과목 8종 검정교과서의 이념편향 문제가 지적되자 최근 8종류의 역사교과서를 모두 구입해 살펴봤다.

유 전 원내대표는 "수도권 의원들이 수도권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도 하지만 보수는 친일을, 진보는 종북을 버려야 한다고 원래부터 이야기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대사에 대해 균형잡힌 역사교과서를 쓰려면 친일과 종북 두 가지 모두 부정하는 것이 균형잡힌 것"이라며 "그런 역사교과서를 쓰자고 하면 누가 반대하겠느냐. 다만 방법에 대해서 좀더 고민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인정해야 한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나라를 이끌어가는 원리 자체가 민주주의인데 민주주의라는 것이 원래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이를 인정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설득과 소통 과정이 국회에서나 당청 사이, 국민 사이에서 중요하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단호한 의지를 표한 것과 관련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답변을 거부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최근 "정권을 잡는 것보다 정권을 잡은 후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화두를 던졌다. 여야 공히 해당하는 평범한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새누리당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그에겐 지금부터 새누리당과 자신이 준비해야 할 일들이 있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한다.

유 전 원내대표는 "2000년 2월 당에 처음 들어와서 김대중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여러가지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의식이 굉장히 강해서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투쟁을 했고 이 정권을 종식시키는게 정의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이기는 것이 정의라고 했는데 이명박정권과 박근혜정권이 이어지고 여야가 교체되는 것을 겪으면서 그때 생각이 잘못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어떤 질문에도 머뭇거림없이 명쾌한 답변을 내놓던 유 전 원내대표는 정권재창출 뿐 아니라 정권의 성공을 위해 유승민이 해야할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잠시 생각을 골랐다.

그는 "이제는 인물 중심의 계파 시대는 끝나간다고 본다"며 "정책 노선, 철학, 이념 이런 것을 갖고 우리가 어떤 보수가 돼야 하느냐, 그 갈 길을 가지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하고……."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새누리당 안에 좀더 보수적인 분들과 개혁적인 분들이 당안에서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은 굉장히 좋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제 역할 있으면 언제든지 무슨 역할이든 다 해야죠"라고 답했다.

인물 중심의 계파 시대가 지났다면 김 대표와의 'KY연대'라는 시각도 잘못된 것이냐고 묻자 "그건 이상한 것(시각)"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유 전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와는 정책노선이 많이 다르다"면서 "그런 점에선 당안에서 경쟁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신중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공천제도에 관해서는 김 대표가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원내대표직 사퇴 직후 여론조사에서 여권 차기 주자 1위, 전체 정치권에서 차기 주자 2위에 오르는 등 국민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 후 3개월이 넘으면서 그의 차기 주자 지지율은 3~4% 안팎으로 크게 낮아진 상태다.

그를 둘러싸고 향후 여권 차기주자로서의 가능성에 대해서 정치권 안팎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유 전 원내대표는 위기감이나 초조함은 없다고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욕심을 가지고 해온적이 없는 사람이라서 늘 오늘이라도 정치를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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