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구성 당연"vs"비밀조직 적발" 김무성·문재인 여수 공방

[the300](종합)여수 행사장서 교과서-지방분권 온도차…어색한 조우

김성휘,여수(전남)=최경민 기자 | 입력 : 2015.10.26 18:35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6일 오후 전남 여수시 수정동 엠블호텔에서 열린 2015 전국시장·군수·구청장 총회 토론회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15.10.26/뉴스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6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두고 전남 여수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교육부가 국정화 추진을 위한 별도조직을 만든 것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한 가운데 양당 대표는 이날 여수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총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김 대표는 국정교과서 필요성을 강조하고 교육부의 TF도 당연히 구성해야 할 것이라며 야당의원들이 공무원을 감금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국정화 추진은 국가주의 강화로 인한 것이라며 TF에 대해선 비밀조직이 적발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정된 행사 참석 일정은 문 대표가 오후 3시30분, 김 대표가 4시30분으로 차이가 났다. 문 대표는 "국정교과서 문제는 지방자치가 겪는 위기와 상통하는 면이 있다"며 "국정화는 국가주의 표현이고, 국가주의를 강화하니까 자연히 지방자치는 거꾸로 가는 위기가 조성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긍정적인 사관을 심어주자는 생각에 다른 얘기 붙이는 것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전날 밤부터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 교육부 TF에 대해서도 "교육부 산하 관공서에서 국회에서 빗발치게 요구하는 각종 자료를 빨리 만들어 보내기 위해서 TF를 구성했다"며 "국가적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이런 TF는 빨리 만들어지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가 '국정 교과서 TF가 적발됐다'고 말한 데엔 "그것을 적발했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며 "공무원들 감금하는 게 국회의원이 할 일인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당연히 구성된 TF 현장에 야당 국회의원들이 들이닥쳐서 공무원들을 감금하고 있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그런 비밀조직이 적발됐다는 것을 부끄러워해야지 손바닥도 아니고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여수 시내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 현장에서는 "총선 다수당이 반드시 돼 입법으로 국정 역사교과서를 막겠다"고 말했다.

두 대표의 대립은 종일 이어졌다. 이날 총회의 주제인 지방분권에 대해 김 대표는 "지방분권이 강화돼야 한다는 것은 반대할 사람이 없다"면서도 지방분권형 개헌추진 요구에 즉답하지 않았다. 교육감 직선제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그러나 지방분권형 개헌은 물론, 국회 지방분권특위 설치와 자치권한 확대 등을 제시하며 "지방분권은 거스를 수없는 대세"라고 했다.

최근 교과서 국정화 공방이 여야 대표간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지면서 두 대표의 만남 여부가 주목됐다. 만남이 성사된 것도 신경전의 연속이었다. 일정을 먼저 마친 문 대표가 입장순서를 기다리던 김 대표의 대기실로 찾아가려 했으나 입구에서 제지 당했다. 문 대표는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돌아섰지만 소식을 들은 김 대표가 대기실을 나와 문 대표를 찾아갔다. 두 사람은 악수하며 간단한 인사를 나눈 것 외에 깊은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

박 대통령은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갖는다. 교과서 관련 언급도 예상되는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연설 불참(보이콧)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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