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해킹해명 진땀 "개인메일 완벽 관리할 수 없어"

[the300]사무처 국정감사, 국정원 해킹통지 관련 "감염의심 정보 받는다"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5.10.22 18:13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4년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이 의결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8.24/뉴스1

일부 국회의원이나 보좌진 컴퓨터가 지난 5월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을 당한 걸로 알려지면서 국회사무처가 해명에 진땀을 뺐다.

22일 사무처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운영위 국감에서 여야는 알려진 것보다 많은 의원과 보좌진이 해킹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한목소리로 대책을 촉구했다. 국회는 대책마련을 약속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개인PC와 메일계정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정확한 진상파악과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야가 같았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해킹된 (특정) 의원이나 보좌관 IP를 받은 사람 없다"는 박형준 국회사무총장 답변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조 수석은 국회의 담당간부에게 "(해킹) 의심 있다고 통지해주는 것을 받았느냐"고 물었고 이 간부는 "그런 (악성코드) 감염의심 정보는 받는다. 관제요원들이 현장방문해 확인하는데, 대부분 감염이 안된 경우들이 많다"고 했다.

이는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통보한 것이 글자그대로 '해킹사실'이 아니라도 의심사례를 전달한 것은 맞다는 뜻이다. 조 수석은 "박 총장이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추가파악을 요구했다.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은 해킹방어 하드웨어 점검, 사용자들에 대한 정보화교육 등을 주문했다.

최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좌관들이 의원회관에서 사적으로 쓰는 게(컴퓨터) 얼마나 되느냐"며 "차제에 개인 PC 관련해서도 원칙을 세우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내 사이버보안인력 확충 등에 대해 현황과 필요내역을 제출하면 예산심의에 활용하겠다고 했다.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은 공식 업무용 계정으로 받은 이메일을 국회 내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인터넷망과 별도로 이른바 업무망을 이용하는 것이다. 보안 때문에 불가피하지만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스마트폰과 데이터통신이 널리 보급된 시대다. 어디서든 모바일이나 노트북PC로 볼 수 있는 개인메일과 메신저로 업무를 보는 국회 관계자가 적지 않다.

박형준 사무총장은 업무망이 해킹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개인메일 사용은 완벽히 통제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개인 사용 이메일이나, 업무망과 다른 데서 확보한 자료를 개인 PC로 사용하는 경우 공격 당하는 경우 있을 수 있다"며 "개인 이메일을 통해 자료를 다루다가 해킹 당해 (자료가) 유출됐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는 "국회는 입법이나 국정감사 등과 관련한 중요한 자료가 오가는 최고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기관"이라며 "앞으로도 자체 사이버 보안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한편 중장기 국가전략을 준비하겠다며 국회출연기관으로 추진중인 미래연구원 설립 관련, 국회 계류중인 관련법이 통과될 경우 내년 출범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위는 오는 23일에는 청와대 비서실·경호실, 국가안보실을 상대로 국감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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