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전관예우 은폐하는 법조협, 독립기구 새로 만들어야"

[the300]법무부 파견검사, 황교안 인청시 수임자료 삭제 지시의혹 등 구조적 문제…독립성 확보 안돼

유동주 기자 | 입력 : 2015.10.22 13:49

이홍훈 법조윤리협의회장이 6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관 예우 방지 등 법조비리 예방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조윤리협의회에 법무부 파견검사가 일하고 있는 점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파견검사가 전관 변호사 수임자료의 국회 제출내역에 대해 사전 검토하는 등 사실상 협의회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법조윤리협의회가 중립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법무부·대법원·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독립된 기구로 새롭게 만들어져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협의회는 3개 기관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각 1명씩 간사를 둬 운영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다. 문제는 3개 기관에서 간사를 지정만 해 놓고 실제 협의회에 상근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편법으로 법무부 파견검사가 상주하며 수임제출자료 사전 검토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수임자료는 지방변호사회로부터 협의회가 제출받아 문제가 있는 전관 변호사의 경우 징계요구 등을 하고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등에 자료 요구할 경우 제출하도록 돼 있다.

이춘석 의원은 "협의회를 3곳에서 공동운영하게 한 것은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인데 (파견검사가 총괄하는 등)편법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황교안 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협의회 제출자료 일부가 삭제되고 국회 제출자료의 삭제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9명의 위원회 위원들은 자료를 보지 못하고 회의도 열리지 않았던 점을 예로 들었다.

이어 "전관예우, 수임비리 감시하라고 협의회를 만들어 놨더니 오히려 이를 중간에서 조작하고 은폐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럴거면 협의회라는 조직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법조인들의 수임비리를 감시해야 할 기구가 그 위원이나 실무진까지 전·현직 법조인이나 그 기관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파견검사가 법무부장관·총리로 올 변호사의 수임자료를 아무 생각 없이 청문회장에 덜컥 내놓을 수 있겠는가"라며 파견검사가 국회 자료제출을 사전검토하는 협의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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