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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결산-농해수위]공회전한 '무역이득공유제'…빛 본 '농심'(農心) 밀착 이슈

[the300]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는 당초 최대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한·중 FTA 농어민 피해보전방안인 '무역이득공유제'를 두고 공회전만 반복하면서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다.

성과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농협주유소가 농업용면세유를 오히려 농민들에게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여전히 지역주민들과 대치 중인 용산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을 두고선 '제3의 논의기구' 설립도 검토키로 했다.

당장 수확기를 앞두고 폭락이 예상되는 쌀값과 쌀 재고 문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에 농·축·수산물을 포함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대안을 촉구하며 △밥쌀용 쌀 수입 재고 △쌀 격리 확대 △김영란법 적용대상에서 농·축·수산물 제외 등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 접점 못찾은 무역이득공유제, 숙제는 여야정협의체로

농해수위는 후반기 국감 첫날인 1일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을 증인으로 채택하며 '무역이득공유제'문제를 다시 따져묻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국감 첫날 무역이득공유제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용역보고서를 직접 작성한 연구위원 등을 불러 따졌지만 이렇다할 답변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문재도 산업부 차관과 김용근 한국자동차협회장이 출석한 마지막 종합감사일(8일)에도 평행선을 달리는 질답은 반복됐다. 문 차관은 "(FTA로) 이익을 보는 사업도 있고 손해를 보는 사업도 분명 있지만 (특정 업계가) 이익을 부담해서 손해보는 쪽을 지원하려면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며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이 어렵단 기존의 산업부 입장을 고수했다.

문 차관은 또 "농업 수출을 육성해야한다는데 공감하고 산업부쪽에서도 지원, 협력 같이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무역이득공유제가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6차산업화를 이루는데 꼭 필요한, 충분한 제도냐에 대해선 회의감이 든다"고 밝혔다. 단순 보조보다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것.

농해수위 의원들 역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무역이득공유제를 명시한 FTA특별법(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처음 발의했던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이런 법이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다고 해서 우리도 없는거냐. 그러면 법을 만들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농어촌특별세에 '수출입거래세'를 신설하는 것이 이중과세가 될 수 있단 정부의 지적엔 "연말정산 등의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세제에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국가가 국익을 위해 FTA를 안 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럼 그 국익은 국민에게 골고루 가야한다"며 "왜 특수계층만 이익을 보고 농민은 손해를 봐야하나. 금모으기도 했고 청년희망펀드 조성도 하는데 기금을 통해서라도 지원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가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중장기적인 농업대책을 강구하면서 정작 농업 관련 예산은 지속적으로 삭감하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한미FTA 체결 당시 정부가 약속했던 추가재원 25조를 꾸준히 투여해도 그게(경쟁력 제고) 될 지 안될 지 모르는데 전혀 약속을 안지키고 있다"며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무역이득공유제라도 하자는 안이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농해수위 야당 간사로서 한·중FTA 여야정협의체에 참여하는 박 의원은 "한·미FTA할 때 30여개 합의사항 가운데 3분의 1도 실질적으로 이행이 안되고 있다"며 "여야정협의체에서 이를 입증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유성엽 의원은 "전혀 대안에 대해 고민도 안하는 것이 문제"라며 "(농특세도 힘들다면) 일반회계에서 FTA로 인한 무역증대효과를 산정해 매년 의무적으로 총익의 일정 부분을 FTA기금으로 전입하는 방안도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농해수위는 국감 마지막날 무역이득공유제의 조속한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농해수위에서 평행선만 달렸던 무역이득공유제는 결국 오는 30일 시작되는 한·중FTA 여야정협의체의 숙제로 넘어가게 됐다. 

지난달 10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 직후 도박꾼들로부터 구조된 투견/ 사진제공=동물자유연대

◇ 면세유 부당판매·'대장균'초밥·불량농약 등 생활밀착형 이슈 주목

농심(農心)을 파고든 날카로운 질의는 바로 농협의 부당한 면세유 판매였다. 최규성 새정치연합 의원은 6일 농협중앙회 국감에서 농협주유소가 판매하는 농업용면세유가 일반인들에게 파는 것보다 오히려 비싼 가격으로 판매돼왔단 사실을 지적했다. '면세'란 말이 무색하다는 비판이다.

최 의원은 "(정부가) 면세유를 없애자고 할 때 의원들이 빌다시피해서 연장해왔는데 농협주유소에서 이를 편취한 것"이라며 상임위 차원의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농해수위에서 소외된 이슈를 끄집어낸 의원도 있다. 농식품부 국감 첫날 투견 문제를 지적, 실제로 투견 구출을 이끌어낸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은 마지막 종합감사날 "반려동물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농식품부에 △동물복지과 신설 △관련 정책연구용역 실시 △유기동물보호소 국고지원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축산업자들을 의식해 동물보호 관련 의제가 거의 거론되지 않던 농해수위에서 처음으로 관련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이 의원은 실제로 투견을 금지하고 투견도박꾼으로부터 즉시 구조해올 수 있는 조항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투견을 하거나 동물을 유기할 경우 처벌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생활밀착형 이슈도 빛났다. 이종배 의원은 '대장균'초밥으로 불리는 틸라피아 초밥 문제를 통해 농해수위에 계류 중인 원산지표기법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은 천일염 염전 바닥재로 사용되고 있는 장판에 '프탈레이트 가소제' 등 유해성 물질이 함유돼있어 국민들의 먹거리 안전 문제가 방치돼고 있음을 지적했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중국산 영양제와 살충제병을 직접 보여주며 불량 밀수농약 단속이 완전히 뚫려있는 점을, 황주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수협 폰뱅킹 앱이 문자, 사진, 위치정보 등 은행업무와 관련없는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이밖에 각 부처 산하기관 등에서 거듭 발생하는 비리·횡령 등 공직기강 해이 문제,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계속되는 '해피아'및 선박안전 문제, 농협 부실대출 문제 등이 지적됐다.

2일 해양수산부 종합감사가 열리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장. /사진=박다해 기자

◇ 선거구재획정 문제로 어수선한 가운데 일부 성과도

일부 의원들의 국감 지적사항은 실제 성과로 돌아오기도 했다. 유성엽 새정치연합 의원이 지난달 17일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한국선급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지적하자 한국선급은 "올해 성과급 협의 때 지난해 성과급을 반납하는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며 사실상 반납조치를 취했다.

재단 내 골프동호회가 기관예산을 지원받아 논란이 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황주홍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적 이틀만에 골프동호회를 해체했다.

다만 농해수위는 국감 기간 동안 진행된 선거구 재획정 문제로 일부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헌법재판소 기준에 따라 선거구를 재획정 할 경우 농어촌 의석 통폐합이 불가피하기 때문. 농어촌 지역을 기반으로 둔 의원들이 다수 속해있다 보니 오롯이 국감에만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20대 총선 지역구 수를 발표한 지난 2일 해양수산부 종합감사 땐 일부 의원들이 번갈아 국회 본관 2층 로텐더홀에서 진행되는 '농어촌 지방 선거구 사수' 농성장에 다녀왔다. 

농해수위는 또 지난달 11일 해수부 국정감사에 앞서 선거구 획정 시 농어촌지역의 대표성을 반영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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