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회의원·배우가 말 전문가? '말산업발전위원회' 전문성 논란

[the300][2015 국감] 신정훈 "'말산업발전위', 정작 경마산업 논의만"

박다해 기자 | 입력 : 2015.10.05 23:03

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한국마사회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마사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사진=뉴스1

현행 마사회법상 경마 및 말산업에 관한 자문기구인 '말산업발전위원회'의 전문위원들이 대학교 총장, 전직 여당 국회의원, TV탤런트 등으로 채워지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5일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말산업발전위원회 위원 현황'자료 에 따르면 해당 위원회 위원으로 정치외교학과 출신의 대학교 총장과 여당 당대표 비서실장 및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치인, 언론홍보학과 출신의 전직 언론사 논설위원, TV탤런트, 한국산업은행 지점장 등이 위촉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신정훈 의원실

마사회는 "경마 및 말산업의 발전에 관한 전문 자문기구로 말산업발전위원회를 두고 총 15명의 위원중 10명을 말 산업에 관한 전문가 자격으로 위촉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6명이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데도 '말산업전문가'역할을 하고있단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2013년 말산업발전위원회가 처음 설치된 이래 실질적으로 말산업 육성에 관한 안건이 거의 논의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신 의원에 따르면 2013년 1차 회의에선 경마의 사행성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한 위원은 "말산업 발전이 곧 경마 발전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며 "별도의 경마인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2014년 열린 2차 회의에서도 용산 장외발매소와 경마혁신 방안, 외국인 전용 장외발매소에 대한 추진 현황 등 경마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2015년 1차 회의에선 아예 회의록의 제목이 '경마발전위원회'로 돼있다. 논의안건도 전부 경마에 관한 얘기뿐이다.

자료제공=신정훈 의원실

이 뿐만 아니라 말산업발전위원회의 위원들은 연간 두 번 회의에 참석하는 명목으로 1인당 100만원 가량의 자문료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정훈 의원은 "법에 근거가 있는 말산업발전을 위한 전문위원들 가운데 상당수를 비전문가로 두고 회의 안건에서 말산업을 다루지도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마사회가 실상은 사행사업인 경마육성에만 힘쓴 것으로 사실상 위법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사회가 말산업발전위원회를 실질적으로 말산업 발전을 위한 전문자문기구로 운영하려면 참여 위원들부터 말산업 전문가들로 재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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