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김무성, 국민공천제 놓고 靑과 '벼랑끝 승부'

[the300](상보)개헌·국회법 이어 朴대통령과 세 번째 충돌…관철 의지 확고

박경담 기자 | 입력 : 2015.09.30 19:58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청와대가 30일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충돌했다. 지난해 상하이 개헌 발언 파문, 지난 6월 국회법 파동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선 두 번의 충돌에선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조를 택하고 한 수 접고 들어갔지만 이번 3라운드는 그럴 처지가 못된다. 김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고 추진한 사안인데다 이번에도 굴복하는 것으로 비칠 경우 사실상 차기 주자로서 리더십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김 대표가 배수진을 친 배경에는 국민공천제를 포기할 경우 정치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당 대표 선출 뒤 줄곧 ‘전략공천은 없다’며 국민공천제 성사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공언해왔다.

김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라는 변형된 형태의 국민공천제를 추진하겠다는 것 역시 정면 돌파 의지를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전략공천 배제’라는 국민공천제의 정신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의총에서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면 비용이 많고 투표율은 낮고 동원선거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안심번호를 확보해서 하는 것이다”고, 애초 추진하려 한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를 접은 이유를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가 나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문제점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적극 대응했다. 김 대표는 의총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당 대표에 대한 모욕을 오늘까지만 참겠다”며 청와대를 향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국회법 파동 등 일련의 과정에서 참고 있었는데 (마지막 발언은) 대표님 본심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청와대 관계자 발언은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굉장한 부담감을 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측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비판하는 친박(친 박근혜)계를 향해 대안을 내놓으라고도 압박하고 있다. 친박 핵심인 서청원·윤상현 등이 김 대표에게 국민공천제 대안을 내놓으라고 하면서 실제 대안은 모색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앞서 김 대표와 청와대가 두 차례 벌인 충돌은 대체로 싱겁게 마무리됐다. 김 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충돌을 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김 대표는 중국 방문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개헌 발언’을 했다가 박 대통령과 청와대로부터 직격탄을 맞고 다음 날 바로 사과했다. 지난 6월 국회법 파동 당시엔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태’ 때도 당 분열을 봉합했지만 ‘유승민 교체’를 수용하면서 굴복하는 모양새로 비춰졌다.

김 대표가 국민공천제를 두고 벌이는 ‘벼랑 끝 승부’에서 여권의 대표 주자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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