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국립중앙의료원이 법정감염병을 제때 신고하지 않은 건수가 80건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4건의 신고 지연이 발생하는 등 감염병 신고체계가 부실했단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7일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립중앙의료원은 2011년부터 올 8월까지 발생한 법정감염병 645건 중 80건을 법정 기한 내 신고하지 않았다. 신정연휴, 주말, 행정지연 등이 주된 이유였다.
이같은 행태는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재연됐다. 올 7월 메르스로 인해 방역당국이 초긴장 상태였고 국립중앙의료원은 메르스 전담 의료기관이었지만 메르스 의심환자 4건을 주말이란 이유로 지연신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법정감염병을 진단한 경우 기한 내 신고토록 규정하고 있다. 장티푸스나 A형간염, 수두, 말라리아, 댕기열 등은 즉시 신고해야 하고 회충중, C형 간염 등은 1주일 이내 신고해야 한다.
양 의원은 "법정감염병에 신고 기한을 정한 건 초기 대응의 중요성 때문인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신고 지연이 빈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 "작년 8월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감사에서 문제가 지적됐음에도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가 지연되는 등 똑같은 문제가 나타난 건 국립중앙의료원의 직무태만이라고밖에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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