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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현 감사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공무원 사회에서 '슈퍼갑'으로 불리는 감사원이 진땀을 흘렸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다. 지난달 임명된 '검찰 출신' 이완수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해선 '인사청문회'를 방불케하는 공세가 빗발쳤다.

이날 감사원에서 열린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지적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이완수 사무총장의 임명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면 감사원 독립성이 침해받은 것이란 시각에서 임명과정에 대해 반복해 질의했다.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7월)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적받은 인물을 바로 다음날 청와대에 임명제청했다"며 "(야당이 반대한)그런 인물을 그대로 제청한 건 국회와 국민에 대한 무시"라고 질책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임명과정에서 이 사무총장이 누구로부터 통보받았는지에 대해 밝히라고 추궁했다.

청와대로부터 최종 통보를 받거나 사전이 귀뜸을 받지 않았냐는 뉘앙스였다. 전해철 의원 등도 "인사사실에 대한 최종 통보에 대한 것은 비밀로 할 문제가 아닌데 답변 거부가 지나치다"고 질책했다.

계속된 추궁에도 이 사무총장이 답변을 거부하자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나서 중재에 나섰다. 결국 이 사무총장은 "최종 통보는 황찬현 감사원장에게 받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야당 의원들은 제청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이 거론되었다가 막판에 이 사무총장으로 바뀐 부분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춘석 의원은 "후보로 거론된 4명의 이름에 이 사무총장의 이름은 없다"며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취지로 임명제청이 청와대의 뜻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이완수 사무총장 임명제청에 이명재 청와대 민정특별보좌관이 관여했다며 "이명재 민정특보와 선후배 관계고 이 특보가 추천했다고 하는 언론보도가 틀린거냐"며 "(감사원장이)독자적으로 했다고 하지만 위원회 의견 거쳐 평소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추천했다는 건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황찬현 감사원장은 "적임자라 생각해 제청했다"며 "초기엔 복수후보였지만 제청시엔 단일 후보였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사무총장이 대구고 동문모임인 '아너스 클럽'회원인 점도 중점적으로 거론됐다. 이춘석 의원은 "이 사무총장이 최경환 부총리가 회장이었고 삼성 임원진이 주축이 된 대구고 아너스 클럽 회원"이라며 "주요회원으로 삼성과 롯데 고위직 임원이 8명이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감사원 사무총장이 대기업 고위직 임원들과 지나치게 친분을 유지하고있는 점은 직무수행에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방어에 나서며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사무총장에 대한 임명과정에만 야당의 질의가 집중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야당의원들이 반발했다. 여야 의원들이 고함을 지르는 등 소란이 일었고, 이상민 위원장이 재차 자제를 요청하며 "동료의원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보일 수 있는 논평을 삼가라"고 주의를 줬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총리랑 사시동기인 게 부적절하냐"며 "야당에서 검찰출신 외부인사 취임에 대해 사정정국화 될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공직기강을 확립해야 하고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의 자료 제출이 부실한 점도 여러 번 지적됐다. 이상민 위원장은 본인이 요구했던 '인사위원회 회의록' 등의 자료와 다른 법사위원들의 자료요구에 대해 감사원이 자료를 내지 않는 점을 강하게 질책했다.

황찬현 원장이 관련 규정을 들며 기밀사항이라고 주장하자 이 위원장은 "감사원 여러분은 각 부처 감사하면서 자그마한 트집이라도 잡아서 쥐잡듯이 잡고 해서 공무원들이 감사원이라면 벌벌 떤다"며 "그런 감사원이 각 부처에 자료요구할 때 자료를 안 주면 그냥 놔두겠냐"고 말했다.

그는 "정작 감사원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 요구에 그렇게 불성실하게 자료를 제출 안 하고 버티면 되겠냐"며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라고 말했다.

우윤근 의원도 '감사원이 독립성을 지키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한 양건 전 감사원장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며 "이 사무총장 임명은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볼때 독립성 침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