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국정감사 증인·참고인의 '좋은예'와 '나쁜예'

[the300][2015 국감]한국말 못하는 애플코리아 리차드윤 대표와 전문가 뛰어넘는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사무처장

14일 오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리차드 윤 애플코리아 대표가 소개되고 있다. 2015.9.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orry for the long translation"(통역에 시간이 걸려서 죄송합니다.)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애플코리아 측 증인으로 리차드 윤 대표가 참석했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이 신청한 증인이었다.


배 의원은 질의를 마칠 떄마다 "간단히 답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지만 의원의 말을 통역하고 리차드윤 대표가 답하고 이를 다시 통역하는 과정 탓에 다른 질의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미방위는 통상 주 질의 5분에 추가 질의 1분을 허용하지만 이날 리차드윤 대표의 질의응답에는 총 25분이 소요됐다.


긴 답변 치고 얻은 내용은 적었다. 배 의원은 아이폰의 '리퍼 서비스'에 대한 한국 소비자 불만을 전하고 이를 시정할 것을 요청했다. 나머지 질의는 리차드 윤이 대답하지 않거나 답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배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답변은 안해도 되겠습니다"라며 넘어가기도 했다.


물론 이날 리차드윤 대표의 증인 출석이 무의미하지만은 않았다. 배 의원은 금융위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안드로이드폰의 보험 손해율이 평균 50%인 데 반해 아이폰의 손해율은 200%로 안드로이폰 사용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증인 채택은 효율적이라고 하긴 어려워 보인다. 걸린 시간에 비해 얻은 정보가 적고 결과적으로 문제의식이 확장되거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국감의 '질'을 살리는 참고인 신청 사례도 있었다. 지난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감에  '원전 폐로' 관련 참고인으로 출석한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사무처장의 예다.


이날 양이원영 처장은 원안위원장이 잘못 대답한 부분을 짚어내며 답변 정정을 이끌어 냈다. 쉬는 시간에는 원안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원전 안전 대책 관련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에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은 답변이 끝난 양이원영 처장에게 시간이 된다면 더 남아 달라고 요청했고, 질의 예정이 없었던 같은 당 최민희 의원도 보좌진을 통해 의문점을 확인해 추가 질의를 이어갔다.


야당이 신청한 참고인이었지만 여당 의원에게도 도움이 됐다.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은 원안위원장의 답변과 참고인의 답변이 상반되자 크로스체크를 하며 질문의 농도를 더했다.


이렇게 식견을 가진 참고인들은 생소하고 전문적인 분야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이날 원안위원장은 의원의 질의를 중간에 끊고 답변하는 등 거만한 태도로 지적받았는데, '임기가 얼마 안남은' 강단이기도 했지만 의원들에 비해 '지식적 우위'에 있다는 사실도 작용했다. 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반박하면 재반박이나 추가질의가 나오기 어려운 구도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무조건적인 증인 불러세우기의 실익이 무엇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감 당일 뿐 아니라 국감 시작 전부터 '증인 채택' 문제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관행도 짚어볼 때다.


의원의 질의가 '호통'으로 끝나거나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정부 측 입장을 충분히 듣지 않는 국감은 효과가 적다. 새로운 사실이 발굴되고 그 가운데 쌍방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국감 시스템 개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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