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예산 연말에 '몰빵' 집행…'예산 감사할 자격 있나'

[the300][2015 국감]자산취득비 작년 12월 한달간 55% 집행하기도

유동주 기자 | 입력 : 2015.09.14 06:15

이완수 감사원 신임사무총장이 지난 7월 2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27년만에 탄생한 법조인 출신 감사원 사무총장이다. 차관급 정무직인 감사원 사무총장은 감사원 실무업무 전반을 지휘·감독하는 자리다. /사진=뉴스1

예산이 제대로 쓰여지는지 감사하는 업무를 하는 감사원이 정작 자신들은 정부 지침을 어겨 예산을 연말에 무더기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이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자산취득비 분기별 집행현황에 따르면 감사원은 자산취득비 절반 이상을 4분기에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의 4분기 집행비율은 2011년 45.4%, 2012년 66.6%, 2013년 24.8%, 2014년 64.9% 였다. 특히 12월 집행비율은 2011년 40.8%, 2012년 49.2%, 2013년 24.8%, 2014년 55.2%로 자산취득비 소진을 위해 연말에 집중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홍일표 의원실

홍일표 의원은 "기재부 예산관리지침에 '각 중앙관서의 장은 연간 집행계획을 수립하여 연말에 집행이 집중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4분기에 집중적으로 집행했다는 것은 배정된 예산을 이월·불용처리하지 않고 모두 소진해 다음연도 예산이 삭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국민 세금이 제도로 쓰여지는지 감독할 책임이 있는 감사원이 스스로 지침까지 어겨가며 잘못된 관행을 고치지 못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감사원은 내부 문제점부터 고쳐서 감사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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