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공모제' 무색케한 교육부 시행령…평교사 교장 2%뿐

[the300]배재정 의원 "퇴직 교장 임기연장 수단 악용…내부 공모제 '15% 제한 규정' 삭제해야"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뉴스1제공

교장자격증 소지자가 아니더라도 교장직에 응모할 수 있도록 해 학교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던 '교장공모제'가 '무늬만 공모제'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교장공모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교장공모제를 통해 임명된 공모교장 가운데 94.4%가 교장자격증 소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교장공모제를 통하지 않고서도 교장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공모교장으로 임용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공모교장의 출신을 살펴보면 평교사는 전체 공모교장 1770명 가운데 36명으로 2%에 불과했다. 평교사 출신 교장을 배출하겠다는 당초 교장공모제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가장 많은 1442명(81.5%)이 교감 출신이었다. 기존 교장이 다시 공모교장이 된 경우도 151명(8.5%) 있었다. 교장공모제가 퇴직 교장의 임기 연장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료=배재정 의원실 제공

배 의원은 이 같은 현상의 이유로 국회 입법취지를 무시한 교육부의 시행령 때문으로 본다. 국회는 지난 2011년 9월 교장공모제의 법적 근거를 담은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했다. 교장공모제는 △초빙형 △내부형 △개방형으로 구분되는데,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평교사에게 문호를 개방한 △내부형이 이 제도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같은 해 12월 교육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하면서 당초 입법취지에 반해 '내부형 공모교장' 가운데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학교를 15%로 제한했다. 내부형 공모의 경우 교육감이 사전에 학교의 신청을 받아 지정하는데, 신청 학교의 15% 범위 안에서만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학교를 지정하도록 한 것이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등 비판을 제기했지만 교육부는 이를 강행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또한 지난해 4월 "15% 제한 규정이 '교장 임용 다양화' 및 '교장직 문호 개방' 등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시행령을 개정하여 비율을 상향하거나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배재정 의원은 "평교사 교장의 공모학교를 내부형의 15%로 제한하는 교육부의 시행령은 평교사 출신 교장이 몰고 올 혁신학교의 바람을 막기 위한 꼼수"라며 "진정한 교장공모제 시행을 위해서는 당장 해당조항의 삭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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